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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

쫌~ 2022. 2. 4. 22:07

 



그게 바로 클레어 캔드리지. 아이린이 지적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타인의 감정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기.  p.61

어떤 남자가 처음 본 자리에서 날 깜둥이라고 불렀다면 그건 그 사람 잘못이지만, 그에게 다시 기회를 준다면 그건 내 잘못이라는 것 정도는 나도 알아.  p.74

'패싱'이란 게 좀 묘하긴 해. 우린 그걸 비난하면서도 용납하잖아. 경멸하면서도 부러워하기도 하고, 극도로 혐오하고 멀리하면서도, 눈감아주고.  p.76

 

 

 

아이린과 클레어. 두 흑인 여성. 

자신의 타고난 계층과 인종을 고수함으로써 소수에 속하게 된 아이린. 아이러니하게도 이 이야기에서 백인으로 패싱 하는 장면은 아이린이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날 그 장소에서 다시 만나게 된 클레어. 

자신의 타고난 외모를 이용하여 백인으로 패싱 하며 살아가고 있는 클레어. 아이린을 우연히 다시 만나면서 자신이 떠나왔던 무리 속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이런 클레어가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아이린.

설상가상(이라는 표현을 써도 될까? 이야기에서는 진위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지 않지만...) 아이린의 남편 브라이언과 클레어 사이의 이상한 기류를 느끼게 되고(아니 아이린은 둘 사이를 확신한다. 부인의 촉이니 맞겠지?) 안 그래도 뉴욕에서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주기적으로 떠나고 싶어 하는 브라이언의 마음을 억지로 끌어 잠재우는 것에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거대한 폭탄이 갑자기 투하된다. 바람이 몹시 불던 날. 우연히 마주치게 된 클레어의 남편. 하필 아이린은 흑인 친구와 함께였고... 클레어의 남편은 그녀가 흑인임을 알게 된다. 클레어의 남편에게 클레어가 흑인임을 말할까 말까를 고민하고, 클레어나 브라이언에게 클레어의 남편과 마주쳤다는 사실을 말할까 말까를 고민하다 결정한다.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 두 흑인 여성 중 한 명은 사라지게 된다.

엄청 얇은 책이었는데 읽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패싱이라는 단어를 우리말로 바꾸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외부에서 바라본 나는 패싱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를 전부 이해할 수도 없었다. 정말 뜬금없는 감상으로... 이 책을 읽고 단어에 묻어있는 문화와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브라이언과 클레어는 정말 아이린이 생각하는 그런 사이였을까? 

클레어의 마지막에 아이린의 손이 한 일은 없었을까?

첫 질문에 대해서는 아닌 것 같고, 다음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것 같은데... 요즘 나의 사고 흐름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둘 다 반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