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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이야기를 쓰는 법

쓰기와 말하기 중 내가 더 선호하는 표현 방법은 말하기. 쓰기는 글씨도 맘에 들지 않고 오래도록 남게 되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그럼에도 모닝페이지도 끄적이고 필사도 하고 가끔 블로그에 글도 남기는 등 쓰는 행위 언저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책장에는 쓰기 관련 책이 최소 5권은 나란히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아직 책장에 자리하지 못한 쌓여 있는 책들 중에도 한 두권 있고, 장바구니에도 한 권 들어있으니... 녹음이나 녹화의 방법도 있는데 좋아하지도 않는데 쓰고 싶어하는 이유가 뭘까?  도서관에 가면 특정 주제에 따라 책을 추천해주는 서가가 있다. 새로 도착한 책이 있는 서가 바로 옆 칸이어서 눈으로 한 번 훑어보다가 글쓰기 관련 추천 책들 중 제목에 끌려 책을 뽑아 들었다. 책 뒷면의 추천글에서 보게 ..

들려주고픈 2024.09.10

80억명 중 단 한 사람을 구할 수 있습니다. 축복일까요?

출간되는 책마다 이름이 적혀있다면 사고 보는 작가님이 있다. 구의 증명으로 처음 만났던 최진영 작가님이 내겐 그런 작가님이다. 희망의 한 자락도 남기지 않는 이야기 속에서 그럼에도를 찾게 되는 작품들. 이 책은 달랐다. 우리는 각자의 신념과 방식으로 신을 만나고 희망을 잡고 있다. 나약한 두 손을 가졌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각자의 노력을 놓지 않는다. 단 한 사람. 내가 이름붙인 단 한 사람. 임천자의 기적, 장미수의 악마, 신목화의 목표인 신은 무엇인가.  둘이었다가 하나가 된 나무. 부활한 나무. 시간을 초월한 생명. 무성한 생에서 나뭇잎 한 장만큼의 시간을 떼어 죽어가는 인간을 되살리는 존재.  p. 79 처음에는 그저 듣던 목수가 어느 날부터 목화의 말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들려주고픈 2024.09.08

Omne ignotumpro magnifico(모르는 것은 무엇이든 대단해 보이는 법)

문학 작품 속 캐릭터 중 살아 숨쉬는 것들이 있다. 내게는 셜록 홈즈, 드라큘라(빌런 세계의 최강 매력남이지 않을까?)가 문장 속 캐릭터가 아니라 실존(?)하는 인물들이다. 도서관에서 드라큘라 책을 보면서 2번 놀랐다. 왜이렇게 두꺼운거지? 나 드라큘라를 책으로 읽었던 적이 있었던가? 너무 익숙하고 유명한 이야기여서 책으로 읽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왜 한 번도 그를 탄생시킨 브램 스토커의 원작 소설을 읽어보려고 하지 않았는지...  초반부는 조너선 하커가 트란실바니아의 백작 드라큘라의 성에서 그와 만나고 그의 정체를 어렴풋하게 알게 되는 이야기이다. 드라큘라 백작의 능력(?)소개와 그가 꿈꾸는 큰 그림을 엿보며 미신이라 치부하고 있던 흡혈귀 전설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는 부분이다. 본격적인 드라큘라 백..

들려주고픈 2024.09.08

너의 시간. 오직 나만이 기억하는 그 시간.

여름의 귤, 푸릇한 초원의 소녀를 바라보는 교복입은 남학생을 그린 표지까지 풋풋한 첫사랑의 이야기려나? 라는 기대를 하기에 충분했다. 예측이 깨어짐은 또 다른 즐거움이니... 책의 주인공(?)인 선우 혁은 13년 터울의 형이 있었다. 형이 다니던 고등학교를 입학하게 된 혁은 그동안 막연하게 그리워하던 형을 찾아(?)나선다. 형이 가족의 곁을 떠났을 때, 혁이는 겨우 5살이었다. 형과의 추억은 엄마와 아빠가 들려주었던 이야기에서 구성된 것인지 자기가 기억하고 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서로를 아끼는 가족들은 형과 여전히 함께 살아가지만 상처가 될까 서로 조심하며 생활하는 모습이 책을 읽는 내내 슬펐다. 상실은 시간이 지난다고 없어지거나 옅어지지 않는가보다. 좀더 능숙하게 감추거나 견디는 요령이 ..

들려주고픈 2024.09.05

기억하겠습니다.

플래툰, 7월 4일생, 굿모닝 베트남 등의 영화로 청소년 시절 베트남 전쟁을 영화로 만났었다. 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 본 베트남전쟁을 자연스럽게 만났었다. 베트남전쟁을 배경으로 한 우리 나라 영화는 알포인트, 님은 먼 곳에 정도가 기억에 남아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참전을 결정하였고 이 땅의 젊은 청춘들이 돈을 벌기 위하여, 나라의 부름에 응하여, 낯선 환경의 전쟁터로 나갔다. 이 책을 읽고 제일 처음 들었던 의문은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에 빠지지 않는 장면인 반전 시위 장면이 우리 나라 영화에서는 왜 볼 수 없었을까? 였다. 당시 우리 나라의 참전 군인은 적은 수가 아니었는데... 심지어 전쟁의 잔혹함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알고 있었는데... 책을 덮으며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구나라는 생..

들려주고픈 2024.09.03

꽃다발은 독

하루 만에 호로록 읽게 되는 이야기. 얼마만의 일본 미스터리 소설인지... 반전에 대한 리뷰들이 있어 꽤 기대를 하고 읽었는데...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반전이 아니라 어찌할 바를 모르게 만드는 반전임에는 틀림없다.   이야기의 중심축 중의 하나인 기세와 기타미(탐정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가 어떤 인물인지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를 책 도입에서 보여준다. 고등학생이었던 기세가 사촌형의 학교 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에피소드를 통해서 기세와 기타미의 성향을 살짝 엿볼 수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기세의 과외 선생님이었던 미카베가 받은 협박 편지 건의 해결이다. 뭔가 엄청난 사건을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만한 그런 거대 사건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삶을 뒤흔드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

들려주고픈 2024.08.29

영화 좋아해요?!?!

동네마다 비디오 대여점이 서너 개씩 있던 비디오 세대인 나는 주말 저녁에 가족들과 보던 이연걸의 황비홍 시리즈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평일 오후 시간을 함부로 쓸 수 있던 대학생 때는 시내에 있던 예닐곱 개 극장의 영화를 개봉일에 모두 보기도 하였다. 도서관에서 요즘 영화 리뷰라는 문구를 본 순간. 나도 영화 좋아하는데라며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들고 왔는데... 요즘. 이라는 두 글자를 못 봤다는... 수록된 56편의 영화 중 내가 본 영화는 5편이 고작이라니... 심지어 어떤 영화인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영화들이 대부분인데 그런 관심 있던 영화들도 제대로 보지 않았다는 것. 요즘은 드라마도 요약본으로 본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내 이야기였다는 생각에 약간의 충격. 기자님의 글에 영업당한 ..

들려주고픈 2024.08.29

강경 종이책파의 변절.

책은 물성이 느껴지는 종이책이지. 전자책은 뭐... 굳이... 뭐 하러... 물론 남들이 사용하는 것을 보니 좋아 보이기도 하고 좀 멀리 이동할 때 짐도 줄이고 싶은 마음에 전자책 리더기도 구입하고 책구입 원칙을 세운 뒤로는(새 책을 한 권 사기 위해서는 책장에서 한 권 정리하리라) 전자책으로 책을 읽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었다. (원칙은 무너진 지 오래되었고 책을 토해놓은 책장을 보니 구구절절 쓰기도 싫군) 작년부터 시작한 독서모임이 있다. 모임 전에 책을 읽어야 하는데 도서관에서 빌리지 못했는데 딱히 구입하고 싶지 않은 책도 있어서 전자책으로 구입해서 읽었다. (전자책은 책장에 보관하는 것이 아니니... 나의 허세는 내 책장에 고이 붙여두고 있다.)  책은 주로 알라딘에서 구입하였는데 전자책 리..

들려주고픈 2024.07.30

펠리페는 무엇이었을까?(아우라)

이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서사 기법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너무 특이해서 내용에 집중이 안되었다.) 처음에는 너가 누구지? 펠리페잖아. 그럼 이야기를 끌고 가는 화자 너는 누군데? 어느 순간이 되면 아우라랑 콘수엘로 부인의 관계가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이야기의 출발점이 몬테로씨(펠리페)와 콘수엘로 부인의 계약인데 부인의 이름은 처음에는 등장하지도 않는다. 노파, 미치광이 노파 등으로 칭해지다가 아우라와의 대화에서 이름이 나오는데 피고용인인 펠리페조차 되묻는다. 고용인 이름도 모르다니!!!! 초반에는 이러한 어지러움이 책의 재미를 못보게하는 장애물이었는데... 어느 순간(나는 양 잡는 장면에서부터) 아우라가 실존 인물이 아니구나! 콘수엘로 부인이랑 아우라는 동일인이구나. 라고 생..

들려주고픈 2024.07.26

즐거운 동행자. 여행의 이유

코로나 이후 첫 해외 여행. 여권도 만료되어 새로 여권을 만들었다. 얼결에 들어서게 된 육묘인의 길은 당일치기 여행외에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 그리고 동네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기 시작하면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되었다. 2024년 여름. 꽤 단단하게 만들어 놓은 일상 잠깐 멈춤!  일정이 매우 짧아서 책은 한 권만 챙기려고 이번 독서 모임에서 읽을 책을 대출했는데... 뭔가 아쉬운 맥시멀리스트는 전자 도서관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독서 마라톤도 이어가야하니... 아쉽기는 (교보 전자도서관 이용) 밑줄 긋기가 안된다는 것이랑 책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인데... 좀 더 사용해봐야하니 판단 보류.그렇다면 여행기란 본질적으로 무엇일까? 그것은 여행의 성공이라는 목적을 ..

들려주고픈 2024.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