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일상이 공포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감각 기관이 유난스럽게 예민해지는 순간에 끝없이 뻗어나가는 생각을 부여잡지 않으면… 이 책의 이야기는 낯설지 않다. 하지만 댐 방류 이후에는 약간의 기괴함으로 이질감이 생긴다. 그래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약간 현실과 떨어져 있는 이야기라는 안심 장치가 된 결말.지방 출신인 이쓰미는 도쿄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가정을 꾸렸다. 아이가 없는(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에 아이를 가지려고 노력도 했지만 부부 둘만 살아가기로) 2인 가구. 어느 날 남편은 씻기를 거부한다. 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쓰미는 남편의 상황을 짐작하며(회사에서 무시당하는 직장내 괴롭힘이 아닐까) 그의 상태를 지켜봐주며 존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쓰미는 그의 결정이 싫다. 나약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