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15

2025 첫 독서모임

천선란 작가님의 모우어. 이 책은 2024년 12월에 다 읽었는데 1월 독서모임이 끝나고도 안쓰다가 이제서야 꾸역꾸역... 이렇게 보면 뭔가 재미가 없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천만의 말씀. 재미있다. 무엇보다 작가님의 이야기 주머니는 흘러 넘치는 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양한 이야기를 마구 마구 던지시는데... 단편이라서 너무 아쉽다.  (솔직하게 소설집이라고 인지하지 못한채 읽기 시작해서 1편을 읽고, 2편에 들어갔는데 뭔가 세계관이 확 바뀌어서 당황했었다. 애써 끼워맞춰서 아... 과거의 이야기인가? 라며 독서 모임 참가자들에게 이상함을 호소했었다. 그럼 찾아봤어야 했는데 작가님의 장편 소설에 대한 갈증에 그냥 우기면서 봤다. 하지만 3번째 이야기에서...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

들려주고픈 12:34:20

같지만 다른 느낌. 하얀. 흰.

2024년의 마지막 독서 모임의 책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의 책으로 하자며 정했던 책. 여러 작품 중 흰 책을 골랐던 이유는 딱 하나였다. 읽으면서 감정 소모가 가장 덜하다는 이유. 울컥하는 부분이 있지만 내도록 울면서 읽지 않았기에. 영문판도 같이 읽자고 이야기했는데 영문판은 아직 다 못 읽었다. 짧아서 영문판도 도전해 보자고 제안했었는데 짧아서 더 어렵다. 1장 나. 2장 그녀. 3장 모든 흰. 으로 구성되어 있는 흰 책. 하얀과 흰(영어는 White. 이 뉘앙스가 전달이 될까?)은 같이 사용되지만 묘하게 다른 느낌으로 전달되는 것이 있다. 이 책은 흰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들었던 생각은 지금 살아있는 생명체는 그 생명체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라는 사람은 어떤 이들(내가 알 수도 있..

들려주고픈 2024.12.21

장르가... 잔잔한 소름?

익숙한 일상이 공포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감각 기관이 유난스럽게 예민해지는 순간에 끝없이 뻗어나가는 생각을 부여잡지 않으면… 이 책의 이야기는 낯설지 않다. 하지만 댐 방류 이후에는 약간의 기괴함으로 이질감이 생긴다. 그래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약간 현실과 떨어져 있는 이야기라는 안심 장치가 된 결말.지방 출신인 이쓰미는 도쿄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가정을 꾸렸다. 아이가 없는(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에 아이를 가지려고 노력도 했지만 부부 둘만 살아가기로) 2인 가구. 어느 날 남편은 씻기를 거부한다. 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쓰미는 남편의 상황을 짐작하며(회사에서 무시당하는 직장내 괴롭힘이 아닐까) 그의 상태를 지켜봐주며 존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쓰미는 그의 결정이 싫다. 나약한 그..

들려주고픈 2024.10.27

영원한 관계는 없지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채운에게는 뭉치. 지우에게는 용식. 소리에게는 엄마. 채운에게 지우와 소리. 그리고, 엄마가 지우에게 소리와 채운. 그리고 선호 아저씨가 소리에게 지우와 채운. 그리고 아빠가 마지막 끈이라고 생각하던 것이 끊어졌을 때, 아공간에 홀로 떠 있다고 생각한 그 순간 희미하게 보이던 다른 끈이 선명해지기 시작한다. 영원한 관계는 없다. 유한한 존재이기에 언제까지고 함께 할 수 없기도 하고, 어느 순간 관계성이 달라지기도 한다. 소리처럼 스스로를 고립시켜 자기를 지키기도 하고, 채운처럼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회피하기도 한다. 지우처럼 자신을 던져 소중한 무엇을 지키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어떤 방식이든 외롭고 막막하다. 나를 향한 또 다른 손들이 있음을 알기 전까지는... 등장 인물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한 문장..

들려주고픈 2024.09.26

즐거운 동행자. 여행의 이유

코로나 이후 첫 해외 여행. 여권도 만료되어 새로 여권을 만들었다. 얼결에 들어서게 된 육묘인의 길은 당일치기 여행외에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 그리고 동네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기 시작하면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되었다. 2024년 여름. 꽤 단단하게 만들어 놓은 일상 잠깐 멈춤!  일정이 매우 짧아서 책은 한 권만 챙기려고 이번 독서 모임에서 읽을 책을 대출했는데... 뭔가 아쉬운 맥시멀리스트는 전자 도서관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독서 마라톤도 이어가야하니... 아쉽기는 (교보 전자도서관 이용) 밑줄 긋기가 안된다는 것이랑 책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인데... 좀 더 사용해봐야하니 판단 보류.그렇다면 여행기란 본질적으로 무엇일까? 그것은 여행의 성공이라는 목적을 ..

들려주고픈 2024.07.25

혼자지만 혼자가 아닌. 긴긴밤.

이 책은 슬픈 책이 아니다. 읽을 때마다 따스하고 든든함을 느끼는데 항상 눈물이 난다. 딱히 누구때문에 무슨 사건때문에 슬프다는 아닌데 항상 눈물이 난다. 다양성. 이 책을 읽고 제일 처음 머릿 속에 떠오른 단어였다. 코뿔소 노든의 행복한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이들은 코끼리들이다. 그 뒤에 노든이 만난 코뿔소는 야생에서 자란 코뿔소이다. 노든에게 가족의 행복을 알게해준 아내와 딸. 노든과 아내는 같은 코뿔소지만 전혀 다른 성장 배경을 갖고 있어 생활 문화가 달랐다.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서로에게 가르치고 배우며 이해하고 넓어지게 된다. 그 뒤에 만난 앙가부 역시 같은 코뿔소지만 평생을 동물원에서만 보낸 또 다른 문화를 가진 코뿔소이다. 앙가부는 노든을 통하여 야생을 경험하고, 노든은 앙가부를 통해 삶의..

들려주고픈 2024.06.30

고요한 우연. (각자의 몫이 있다.)

첫 장을 열어서 마지막 장을 덮기까지 만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무엇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다 읽고 떠오른 책이 훌훌이었다. 뭔가 결이 비슷하다. 방점을 찍으며 이것이 엔딩!이라는 식으로 끝내지 않는 것 또한 ... 청소년 소설이라서 그런 것일까? 훌훌을 읽고 좋았다던 친구에게 마지막 페이지를 읽자마자 문자를 남겼다. 고요한 우연. 꼭 읽어봐. 읽고 이야기하자. 라고... 학교가 배경이어서 비슷한 소재의 사건이 등장한 것이겠지만 조별과제 사건은 작년 도덕시간에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던 '앱을 설치하시겠습니까'라는 이야기(열다섯, 그럴 나이 / 우리학교)와 유사하다. 적극적인 아이와 그 아이를 서포트해주는 아이, 이렇게도 저렇게도 하지 못하지만 나름의 용기를 내보려는 아이, 그리고 한 아이의 구도... 또..

들려주고픈 2023.04.23

설득(대썸의시대)

여성의 날. 충동적(?)으로 고른 독서 모임 책. 제인! 당신의 이름 하나로 고른 책입니다. 물론 봄이기도 하고 몽글몽글한 로맨틱함도 덤으로 얻을 수 있으려나 싶었고... 일단 읽는 내내 파도타기 하는 기분이랄까? 빡침의 파도타기. 약한 언짢음과 깊은 탄식. 개빡침의 파도를 타다보니 마지막 페이지. 그나마 문학동네를 선택하여 역자에 대한 한숨은 덜었다. (민음사 왜 그러셨어요? 문장의 어색함은 잠깐 접어두더라도 맞춤법은... 그래도 민음사 좋아합니다. 그래서 더 실망이예요.) 독서 모임 질문 1) 책을 읽은 후 전반적인 소감 썸의 시대. 사랑(이게 사랑이라고?)이 넘쳐나는 시대. 일단 등장 인물은 다 짝지어서 퇴장시키는 K-drama와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다. 도대체 누가 누굴 왜 어떻게 설득한거지? 왜..

들려주고픈 2023.04.16

2023 북클럽. 문학동네

해마다 고민하는 북클럽. 솔직히 이것도 저것도 가입하면 좋겠지만... 이제는 눈도 침침해지고. 그렇게까지 책을 많이 읽지는 않고. 이제는 어지간한 굿즈로는 마음이 동하지도 않고. 올해는 문학동네. 이건 모두 설득 때문이다. 여성의 달을 맞이하여 독서모임에서 선정한 책. (도대체 이 책을 추천하는 사람들을 꼭 만나서 물어보고 싶다. 뭐가 그렇게 인상적이게 재미있었냐고. 진심?) 내용도 뭐지? 싶은데 번역체는 대환장. 그나마 문학동네 번역체는 무슨 말인지는 이해할 수 있었고, 때마침 북클럽을 신청하는 시기가 되어서 고민도 없이 바로 올해는 문학동네.

지금, 이 곳 2023.04.08

단편의 매력을 한껏 보여준다.

생각의 한 조각을 그냥 던질 수 있는 것이 단편의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다. 딱 애매하게 끝이 난다. 이야기를 풀어가지 않는다. 그냥 던진다.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이렇게 뻗어 나가는구나가 매력으로 다가오지만 그것은 새로운 발상일 때다. 그 아이디어가 새롭지 않을 때는 작가가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지가 궁금한데 단편은 그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 책도 비슷하다. 한동안 책도 충동구매하던 시기가 있었다. 정세랑의 추천사에 적힌 딱 이 문장 하나 때문에 구매했다.... 잘 읽히되 멈춰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 책을 다 읽은 뒤의 내 생각은 정세랑이 담임이 생기부 적듯이 적은 것 같다는... 물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지만 내가 소설에 기대했던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어서 ..

들려주고픈 2023.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