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15

밝은 밤

잘라도 될까 망설이던 다육이 꽃대를 자르던 날. 기억하고 있음을 남겨둘 마음이 생겼다. 언쟁(?)이 있었던 책이라서 별로 남겨두고 싶지 않았지만 ... 이것조차 기억해두고 싶은 마음에 남겨본다. 지금도 그 친구의 분노 포인트에 대해서는 그만큼 분노하지 않는다. 다만 왜 그 부분에 그렇게 언짢아했었는지에 대해서 궁금하다. 그 당시에는 내 관점은 다르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중요했었다. 그 관점에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난 지금까지 이 책을 그 부분 때문에 곱지 않은 시선으로 기억하고 있다. 삼천이와 새비의 이야기는 삼천이의 딸 영옥이와 새비의 딸 희자의 이야기로...명숙 할머니와의 이야기로... 딸의 딸인 지연이와 정연이의 이야기로... 넓어진다. 이 이야기는 이별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나는 희령을 여름..

들려주고픈 2022.06.29

5번 레인

"한 번쯤은 나도 제대로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더 늦기 전에. 이대로는 아쉬워. 계속 생각이 나." 그전까지 막연하게 생각해 오던 것들이 입 밖으로 나오자 좀 더 확실해졌다. 태양이는 엄마에게 말하는 동시에 스스로에게도 말하고 있었다. p.34 (스타트) 에이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주장이 된 지금까지, 두 사람의 수영 역사는 함께 흘러왔다. 물속에서나 밖에서나, 힘들 때나 기쁠 때나, 나루 옆에는 승남이가 있었다. 그런 승남이가 처음으로 나루에게 등을 돌렸다. 나루는 서운한 마음에 자신이 승남이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나루가 우승이 간절한 만큼, 승남이도 결승 진출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는데 말이다. p.42 (스타트) 마음을 쏟은 만큼 눈물이 많이 난다. 나루에게..

들려주고픈 2022.04.22

훌훌 털고 평안하길.

참으로 자기 중심적이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 듯. 내가 보고 듣고 읽는 모든 것이 (뭐 비슷한 건덕지가 하나 없어도) 다 내 이야기로 각색되어 메세지화 된다. (확증편향이니 인지부조화니 하는 것들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네) 책 이야기지만 책의 내용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적고 있더라. 하지만 이 책이 위안이 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처음 책을 펼친 순간 가슴이 답답했고 읽으면서 슬펐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며 짜잔하고 답답함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기대하게 되었다. 유리와 연우, 할아버지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그리고 과거를 끊어 내지 않아도. 내일이 가뿐해지지 않아도. 따스하게 살아갈 수 있음에 위안받았다. 서정희 씨에게 진짜 아기가 생겼다는 게 놀라웠고 두려웠다. 언젠가는 엄마 서정희 ..

들려주고픈 2022.03.22

패싱

그게 바로 클레어 캔드리지. 아이린이 지적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타인의 감정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기. p.61 어떤 남자가 처음 본 자리에서 날 깜둥이라고 불렀다면 그건 그 사람 잘못이지만, 그에게 다시 기회를 준다면 그건 내 잘못이라는 것 정도는 나도 알아. p.74 '패싱'이란 게 좀 묘하긴 해. 우린 그걸 비난하면서도 용납하잖아. 경멸하면서도 부러워하기도 하고, 극도로 혐오하고 멀리하면서도, 눈감아주고. p.76 아이린과 클레어. 두 흑인 여성. 자신의 타고난 계층과 인종을 고수함으로써 소수에 속하게 된 아이린. 아이러니하게도 이 이야기에서 백인으로 패싱 하는 장면은 아이린이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날 그 장소에서 다시 만나게 된 클레어. 자신의 타고난 외모를 이용하여 백인..

카테고리 없음 2022.02.04

눈송이 신나는 모험 되렴!

그림 출입자... 아리에타와 눈송이. 그들의 이야기를 믿는 사람들과 믿지 않지만 그들의 곁에 있는 사람들까지 푸른수염과 민둥이. 톱날 (개주인 때려주고 싶었다.) 마르셀과 세실과 복원사 선생님. 젊은 야간경비원(이름이 있는데...) 눈송이가 그림 속 세상이 아닌 바깥 세계로 나가보겠다고 말하며 보여주는 눈송이야 눈송이야. 잘 싸우고 오렴.

들려주고픈 2022.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