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0

펠리페는 무엇이었을까?(아우라)

이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서사 기법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너무 특이해서 내용에 집중이 안되었다.) 처음에는 너가 누구지? 펠리페잖아. 그럼 이야기를 끌고 가는 화자 너는 누군데? 어느 순간이 되면 아우라랑 콘수엘로 부인의 관계가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이야기의 출발점이 몬테로씨(펠리페)와 콘수엘로 부인의 계약인데 부인의 이름은 처음에는 등장하지도 않는다. 노파, 미치광이 노파 등으로 칭해지다가 아우라와의 대화에서 이름이 나오는데 피고용인인 펠리페조차 되묻는다. 고용인 이름도 모르다니!!!! 초반에는 이러한 어지러움이 책의 재미를 못보게하는 장애물이었는데... 어느 순간(나는 양 잡는 장면에서부터) 아우라가 실존 인물이 아니구나! 콘수엘로 부인이랑 아우라는 동일인이구나. 라고 생..

들려주고픈 2024.07.26

혼자지만 혼자가 아닌. 긴긴밤.

이 책은 슬픈 책이 아니다. 읽을 때마다 따스하고 든든함을 느끼는데 항상 눈물이 난다. 딱히 누구때문에 무슨 사건때문에 슬프다는 아닌데 항상 눈물이 난다. 다양성. 이 책을 읽고 제일 처음 머릿 속에 떠오른 단어였다. 코뿔소 노든의 행복한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이들은 코끼리들이다. 그 뒤에 노든이 만난 코뿔소는 야생에서 자란 코뿔소이다. 노든에게 가족의 행복을 알게해준 아내와 딸. 노든과 아내는 같은 코뿔소지만 전혀 다른 성장 배경을 갖고 있어 생활 문화가 달랐다.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서로에게 가르치고 배우며 이해하고 넓어지게 된다. 그 뒤에 만난 앙가부 역시 같은 코뿔소지만 평생을 동물원에서만 보낸 또 다른 문화를 가진 코뿔소이다. 앙가부는 노든을 통하여 야생을 경험하고, 노든은 앙가부를 통해 삶의..

들려주고픈 2024.06.30

전자책의 매력?!?! 2024년의 첫 책.

여행갈 때, 가방에 책을 주섬주섬 챙기는 것이 너무 무겁고 효율적이지 않다며(?) 이북 리더기를 샀던 것이 10여년 전이다. 이북 리더기를 샀던 해의 여행 가방에는 이북 리더기만 들어있어야 했지만 책 2권과 이북 리더기를 챙겼었다. 이제 어디에서도 독서를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저는 책을 좋아해요. 2023년부터 참여한 독서모임의 젊은이들이 전자책으로 독서하는 것을 보면서 젊음뽕에 취해서... 그럼 나도 독서 모임 책은 전자책으로 읽어볼까? 장점. 글자 크기와 줄간격을 내 안구 상태 맞춤으로 설정할 수 있다. 너무 편하고 좋다. 짐이 줄어들어 좋다. 북커버를 따로 씌우지 않아도 되니 좋다. 밑줄긋기(하이라이트) 편하다. 단점. 책보다 손이 잘 안간다. 책읽고 정리를 안하게 된다. 하이라이트가 자동 저..

들려주고픈 2024.01.13

사면초가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부터 해야 할까? 아니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이제 겨우 그동안의 노력들이 형태를 들어내기 시작하는데...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던 것일까?(이 생각은 더 수렁으로 이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알아야 답을 찾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오히려 독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뭘 할 수 있을까?) 가제본 서평단으로 출간(11.20 출간)전에 받아 든 책. 아주 오랜만에 읽는 이야기 책. 이야기의 흡입력이 대단하다. 이야기 속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바로 그 상황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영국의 하원의원인 주인공. 뭔가 내 세계와는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녀가 일상에서 느끼는 위협, 공포, 두려움, 망설임, 설렘은 지금 내가 여기서 느끼는 상황과 다를..

들려주고픈 2023.11.23

어린 왕자나 그 소녀나...

조금 이상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어린 왕자 이야기가 떠올랐다. 왜일까? 아무튼, 사람들이 나를 괴롭게 할 때마다 나는 마음의 이빨로 진짜부모가 나를 '버렸다'는 생각을 꼭꼭 씹는다. p.13 기차는 오직 한 방향으로만 달린다. 하지만 버스는 앞뒤로 움직인다. 정말 집을 나가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라면 무겁고 긴 기차를 타야 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을 까먹을 만큼 아주 멀리 가야 한다. 가볍고 짧고 후진을 잘하는 데다가 우리 집 앞을 지나가고 중간에 내릴 수도 있는 버스는 타나 마나다. 버스는 떠나려는 마음을 고무줄처럼 당겼다가 확 놓아버리고 만다. ... 돌아보지도 돌아오지도 멈추지도 않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멀리, 아주 머얼리. pp.14-15 진짜 엄마와 가짜 엄마 마담이 아무리 그래봤자 나는 ..

들려주고픈 2022.04.29

5번 레인

"한 번쯤은 나도 제대로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더 늦기 전에. 이대로는 아쉬워. 계속 생각이 나." 그전까지 막연하게 생각해 오던 것들이 입 밖으로 나오자 좀 더 확실해졌다. 태양이는 엄마에게 말하는 동시에 스스로에게도 말하고 있었다. p.34 (스타트) 에이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주장이 된 지금까지, 두 사람의 수영 역사는 함께 흘러왔다. 물속에서나 밖에서나, 힘들 때나 기쁠 때나, 나루 옆에는 승남이가 있었다. 그런 승남이가 처음으로 나루에게 등을 돌렸다. 나루는 서운한 마음에 자신이 승남이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나루가 우승이 간절한 만큼, 승남이도 결승 진출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는데 말이다. p.42 (스타트) 마음을 쏟은 만큼 눈물이 많이 난다. 나루에게..

들려주고픈 2022.04.22

사람에게는 사람이 필요하다.

첫 장에서 엄마가 떠나는 것을 들려준다. 곧이어 조디가 떠난다. 막둥이 카야만 남겨두고 다들 떠난다. 그나마 조디는 이런 저런 당부의 말을 남기고 자신이 떠난다는 이야기라도 해준다. 그렇다고 슬픔이 덜하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기억한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카야를 위로하며 선장을 시켜주었던 오빠의 이름. 조디. 여전히 폭력적이며 이제 일곱살이 된 막내 딸의 양육도 내팽겨치는 아빠로부터 살아남는(?) 법을 스스로 터득해가는 카야는 습지의 포근함 속에서 보호받음을 느끼며 하루 하루를 보낸다. 무슨 사고처럼 등장한 빨간 야구 모자의 테이트. 테이트의 등장 이후 읽는 내 마음이 한결 놓였다. 테이트가 건넨 인사와 행동이 카야에게는 타인의 선의를 처음 경험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 경험으로 카야는 피하고 숨기만 하..

들려주고픈 2022.04.21

내게는 없고... 네게는 있는...

좋아하지만 책장에 꽂아두고 싶지 않은 책. 어떤 날들에 읽고 싶어지면 빌려서 읽는 책. 3번째 빌려 읽는데 그동안 책이 꽤 지저분해졌더라. 이 책이 지저분해진 것을 견딜수없어 대출한 그 날 바로 주문했다. 작가님의 다른 책 2권과 함께. 너무 자주 만나지는 않기로... ...에 대해 자꾸 물었다. 나도 이모처럼 이해하고 싶었으니까. 끈기 있게 대답을 해주던 이모는 결국 화를 냈고 나는 울었다. 울면서도 모르는 게 죄냐고 물었다. 이모는 이렇게 대답했다. 무언가를 알기 위해서 대답이나 설명보다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더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데 지금 이해할 수 없다고 묻고 또 물어봤자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모르는 건 죄가 아닌데 기다리지 못하는 건 죄가 되기도 한다고. 이 역시 알아들을 수..

들려주고픈 2022.04.16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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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려주고픈 2014.08.14

수박향기

에쿠니 가오리라는 이름 옆의 김난주 옮김. 나도 모르게 주워왔다. 만족스러움 매력적인 문장 어려운 단어나 지리하게 구구절절하게 적지 않아도 그 상황으로 나는 옮겨진다. 짧지만 너무나 적절한 단어들로 이루어진 문장 나는 또다시 무언가를 쓰고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물론 다른 책을 집어드는 이 다음 순간 서서히 사라지겠지만...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토록 무심한 문장들로 툭툭 던지듯이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들려주고픈 2012.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