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소 51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나쁘다.

하루 종일 정신없이 바빴다. 정작 내게 중요한 내 학급 일은 전부 뒤로 밀리고 이 일 저 일 처리하면서 계속 욕이 쌓여가고 있었다. 아침도 거르고 출근했는데 점심 먹을 틈이 없었다. 내 학급 준비에 집중하고 싶어서 조금 늦더라도 업무를 마무리하고 어느 정도 안정된 마음으로 퇴근했는데... 운전 중에 받은 전화 한 통이 이번 주 아니지 올 겨울 내내 쌓아두었던 뭔가를 무너뜨렸다. 계약서도 작성하고 오늘 사전 교육까지 참석한 사람이... 귀가 후에 전화로 그만둔다고 연락을 해왔다. 다음 주 목요일부터 출근 시작인데... 출근을 안 했으니 연락만 하면 괜찮다고 생각한 것일까? 다시 채용 공고를 내고 사람을 뽑는데 아무리 빨라도 2-3일은 걸리는데 오늘 연락을 해주었으니 다음 주 목요일 전까지는 사람을 구할 수..

공작소 2023.02.24

여기 저기 산악회

2023년 첫 정기(?)산행과 함께 이름이 생긴 모임. 여기 저기 산악회. 2022년 첫 산행때 티셔츠 제작 후 깃발 제작을 추진하며 깃발에 넣을 로고 외주를 받음. ㅎㅎㅎ 시안 4개에 만원. 수정 요청마다 천원씩. 합리적인 계약조건으로 진행. 엄청 분주했던 주였는데… 너무 바쁘고 빡치던 시기에 숨통을 만들어 준 작업. 작업했던(작업이라고 쓰니 뭔가 있어보이고 기분이 그럴 듯 해져 좋음) 시간들이 행복했고 산악회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렸다.

공작소 2023.01.10

5월의 저녁(3)

퇴근하자마자 바로 애들 화장실 통갈이 완료. 아무것도 하기 싫을 것 같아서 엉덩이 붙이기 전에 호다닥 해치웠다. 저녁을 왕창 먹고 후회를 하고 배가 부른데 만족감 대신 허무함이 들어오고 가만히 앉아있다가 일으켜세웠다. 몸도 마음도 설거지를 하고 화장실 모래를 담은 쓰레기봉투를 묶어 내려놓고 걸었다. 머리도 발목도 허리도 아파서 딱 반만 걸었다. 돌아오는 길에 잠깐 엉덩이 붙이고 앉고 싶었지만 그대로 계속 걸었다. 앉으면 못 일어날 아니 그대로 있고 싶어질 것 같아서 그냥 걸었다. 일부러 사람들이 별로 없는 길로만 움직였다. 그래도 많더라. 사람들이. 다들 즐거워 보이더라. 끼리끼리.

공작소 2022.05.12

5월의 저녁(2)

저녁도 잘 챙겨먹고 설거지, 빨래, 청소도 미루지 않고 즐겁게 했고 스트레칭도 가벼운 운동도 꾹 참고 했고 어마어마한 크기의 박스들도 6번을 오르내리며 재활용도 완료했고 책상 앞에서 시간도 보냈다. 하루를 꽉 채워 보내려고 하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빈 자리는 여전하다. 여전하기만해도 다행이지 . 개망나니로 지낼지 반듯한 어른으로 지낼지

공작소 2022.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