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즈 9

세계 고양이의 날. 8.8🐈🐈‍⬛

8월 8일. 세계 고양이의 날. 고양이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버리지 말고 사지 말고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길. 지구 생태계의 일원으로 함께. 오늘 새벽 매일 눈 마주치던 녀석이 용기를 내어 다른 곳들을 돌고 오던 나를 기다렸다가 따라왔다. 따라오지 말라고 위협하여 떨어뜨리고 돌아오는데 마음이 너무 슬펐다. 오늘 고양이의 날이라는데... 괜히 녀석의 안위를 더 위협하게 된 것은 아닌지... 늘 걱정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도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지만... 생명을 키우는 일은 정말 어렵다. 책임의 무게도 무겁다. 귀찮고 짜증 나는 일 투성이다.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다. 그러나 녀석들에게는 뭔가가 있다. 내가 녀석들에게 무엇을 받고 있는지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전쟁 나면 피난은 포기했다...

지금, 이 곳 2023.08.08

걱정 안경 장착 중

우리 민수다. 인수암에서 본 인수의 이름이 인상적이어서 인수와 뭔가 충동적으로 이미 치즈와 까를로스라는 이름이 있음에도 민수라는 이름을 하나 더 보탰다. 현재 가장 많이 불리는 이름이다. 민수. 화나는 상황에서는 치즈가 먼저 튀어나오고 내 흥에 겨워있을 때는 까를로스로도 부르지만… 얼마 전에 잘 먹고 있던 사료가 있었는데 괜스레 더 좋은 사료로 바꿔주겠다고 사료를 바꾸었다. 민수는 뭘 줘도 가리지 않고 잘 먹고 음식에 모험심이 투철하여 일단 먹고 보는 녀석이어서 별 걱정 없이 새로운 사료들을 주문했다. 사료를 바꾼 첫날 기존에 먹던 사료도 안 먹고 새로운 사료도 먹지 않고 반나절을 보내기에 걱정이 되었다. 그냥 밥투정이라고 생각하고 기존에 먹던 사료를 다시 주문했다. 그런데 잘 먹던 사료도 찔끔 먹고 먹..

모닝페이지 2023.02.17

무슨 의식(?)이야??

출근 전 양말을 신고나면 귀신같이 달려와서 하는 행동. 저녁에는 운동하러 나가려고 새로 양말을 꺼내 신어도 달려오지 않는다. 물어봐도 대답해주어도 알아듣지를 못하니... 그저 괴로운 출근길에 괴로움을 다 떨어뜨려주겠다는 발길질 정도로 생각하며... 고마운 마음으로 퇴근하면 간식을 준다. 엄마가 오늘도 무사히 사냥을 해왔단다!!! 너의 뒷발 팡팡 덕분이란다. 꿈보다 해몽이 좋은 매일의 아침.

모닝페이지 2022.06.24

시간의 힘

귀엽다. (이 새끼들을 볼 때 차오르는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귀엽다는 말도 한참 모자라지만) 반사적으로 입에서 터져나온다. 아~ 귀여워. 처음보다 덩치도 커지고 본인의 취향이 강해져서 돌보기(?)에 더욱 까다로워졌으며 처음 허우적거리는 두 손으로 나를 건드리고 내 냄새가 묻어있는 옷을 찾아 둘이 옹기종기 앉아서 내가 퇴근할때까지 기다리던 녀석들이 더 귀여웠을것이다. 하지만 그때보다 지금 더 귀엽다. 심장이 뛰고 털이 있는 것을 좋아한 적이 없었다. 그런 존재를 무서워하며 사십 몇 년을 살았다. 그런데 녀석들과 지낸 360일이 넘는 시간이 나를 달라지게 했다. 시간의 힘을 믿는다. 솔직히 어떤 장면을 만나게 될지 모르겠으나 내가 차곡 차곡 쌓은 이 시간이 헛되지는 않길...(아... 이렇게 어리석다니 시간의..

지금, 이 곳 2022.06.18

내 멋대로 기억함.

하루가 시작되었다. 일단 눈을 뜨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어떻게든 하루를 보내게 된다. 꽤 오랫동안 해오던 아침 루틴이 다 깨졌지만 당분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래도 5시면 일어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냅다 가장 따뜻한 방으로 가서 배 깔고 눕는다. 한 놈은 나보다 빠르게 먼저 달려가고 한 놈은 쪼로로 따라와 자기들 방에 들어간다. 이제 그 어렸을 적 모습은 하나도 없는데 꽁치즈를 떠올리면 그 얼굴이 떠오른다. 소파에도 못 올라가서 내 몸 타고 올라가고 못 내려와서 삐약거리던 때의 얼굴과 몸동작들이... 지금 얼굴을 보면서도 그 때의 얼굴이 보인다면 내가 이상한건가? 곧 1살이 된다. 더 훌쩍 자라고 늠름한 고양이가 될 것이다. 그 모습도 기대되지만 어쩐지 내가 죽을때까지 기억하는 모습은 삐약..

모닝페이지 2022.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