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고픈

2025. 5. 가벼운 마음으로 (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

쫌~ 2025. 5. 12. 15:51

저자와 제목만 보고 선택한 책.
책방을 운영하는 저자의 다른 작품을 읽고 검색하다가 골라서 대출했는데,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어서 조금 실망했다. 하지만 저자가 읽은 책과 그에 대한 짧은 단상(정말 짧은 기록. 처음에는 이게 뭐지? 했다가 이 글들이 깃털 같은 마음을 선사해 주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읽고 싶은 책 목록도 덤으로...)을 보면서 몸과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자의 기록들은 책에 대한 소개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듯해서 궁금증이 더해졌다. 짧은 기록들은 독후 기록이 잔뜩 밀려있던 나에게 가볍게 시작할 힘을 주었다. 

영업당한 책 목록
-낭만적 사랑과 사회(정이현): 좋아하는 작가의 책
-나쁜 페미니스트(록산 게이): 자신은 완벽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기보다는 완벽하지 않은(bad) 페미니스트가 되겠다는 록산 게이의 다짐은 그래서 나에게도 굉장한 귀감이 된다. p.26
-미스 함무라비(문유석): 후다닥 요약하자면 가상의 부서 '서울중앙지법 44부'의 판사들이 '좌충우돌'.'우당탕탕' 사건 사고를 해결하는, 아니 해결하려 노력하는 이야기. p.33  2025년 4-5월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이 보여준 판사들의 윤리 의식은 이 책이 공상과학임을 이야기하지만... 현실에 없는 이야기는 나름 위안이 될 때도 있으니...
-더 걸스(에마 클라인): 소녀의 세계에서 비행은 옳다. p.39
-다시, 보통날(조성준,박희경): 또한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고통을 지났지만 그랬다고 해서 웬만한 고통에 꿈쩍도 안 하는 그런 강인한 사람이 되는 게 전혀 아니더라는 고백 또한 계속 마음에 남는다. 사실은 내가 늘 나에게 갖고 있는 불만이다.  p.47
-되찾은: 시간(박성민): 책방에 대한 이야기
-킹콩걸(비르지니 데팡트): 남의 고통에 임하는 나의 자세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p.59
-책섬(김한민): 이 책을 읽고 김한민 작가의 모든 책을 주문했다. p.65
-화에 대하여(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세네카는 이 책에서 화를 적극적으로 경계하며 그 이유를 여러 개 대는데, 가장 와닿았던 경계의 이유는 '겉으로 보기에 너무나 끔찍하고 두려운 모습'이라는 것.  p.91
-몸의 일기(다니엘 패나크): 내 나이가... 내 몸이... 원하는 책?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우다 도모코): 책방에 대한 이야기
-행복한 질문(오나리 유코): 두렵지 않게 되는 것. 어딘가 진짜 사랑이 있다는 것. 나는 경험하지 못하더라도 어딘가 그런 게 있기는 있다는 것.  p.104
-About Coffee(소노 유지, 히라사와 마리코): '아주 초보에게 적당한 입문서'라는 것이 되려면 뭐든 쉽고 만만하게 얘기하면 된다.  p.111
-넌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윤영미): 이 책의 베스트 한 줄. "말 잘하는 것보다 잘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나저나 말할 때의 문제점이 얼마 전부터 하나 추가됐다. 단어가 생각이 안 난다.  p.121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장동선): 우리의 뇌 속에는 다른 사람의 뇌도 존재하고 있다고. 우리는 결코 혼자서 '나'를 증명해 낼 수 없다고.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여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p.127
-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로 살기로 했다.(린디 웨스트)
-사랑받고 있어!(린샤오베이): 페이페이의 개 노트가 페이페이가 늘 가지고 다니는 노트를 질투해서 노트를 물고 도망가는 에피소드에 대한 소개글을 읽고도 이 책을 읽고 싶지 않다면...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이민경): '굳이 상대를 설득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다.' p.171
-적정 소비 생활(박미정):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무엇에 돈을 쓸 때 행복한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인지  p.173
-흔들림 없이 두려움 없이(백성호): 예전에는 나를 힘들게 하는 그 어떤 상황 앞에서도 담대함이라는 것이 있었다. 기도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종교를 일고 나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기도할 곳이 없다는 막막함이었다. p.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