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달에게 소원을 빌었던 날.
추석. 연휴 동안 못보는 것이 아쉬워 달 구경을 핑계삼았던 날. 대학 운동장에 차를 세워두고 달을 보는데, 간절함이 가득차서 소원을 빌었다.
물론, 그 날 내 간절함은 달에 받친 소원으로만 소비되었다.
그 뒤로도 몇 번 달의 힘을 빌려보았지만 번번이
작년 추석.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크고 이쁜 달이었다. 그 날의 즐거운 기운이 소원을 빌게 만들었다.
거창한 수식어가 붙었던 달에게도
오늘의 달에게도
간절한 단 하나를 빌어보아도
기쁨에서 비롯하여 빌어보아도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내 달은 힘이 없다.
힘 없는 내 달을 원망하면서도 또 소원을 빌어본다.
즐거움에 겨워 뱉어낸 소원이 ... 어느 사이에 간절함으로 토하듯 매달리는 소원이 되어버렸다.
내 달은 들어주는 것으로 지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나보다.
'지금, 이 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년 4월의 봄. (0) | 2018.04.19 |
---|---|
봄이니깐 (0) | 2018.04.19 |
셔츠 (0) | 2018.03.01 |
하고픈. 듣고픈. 이쁜 말. (0) | 2018.02.19 |
Valentine day (0) | 2018.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