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판형에 총 90페이지(이야기는 73페이지)의 가벼운 책. 앉은 자리에서 호로록 한 숨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의 책에 붙인 인덱스가 6개. 요즘은 인덱스 붙이기에 인색한데(다음 인덱스를 붙이면서 지난 문장들을 다시 읽어보고 떼어오기도 하는) 더 붙이고 싶었지만 참으며 소장 욕구를 불태웠다. 떡집에 들어가게 된 날과 떡집 아들. 저녁 산책을 나가게 된 이유와 필연적으로 만나게 될 그와 그의 완벽한 강아지 약밥. 작위적이지만 너무나 갖고 싶다고 느낀 일상이었다. 모림의 담백하다 못해 건조한 듯한 생활 태도와 그렇지 못한 마음의 움직임까지 내 옆의 누군가 아니 내 이야기. 책을 다 읽은 뒤, 마치 모닥불 옆에서 유쾌하게 떠들고 각자의 텐트로 들어가며 따스하게 데워진 단단한 작은 조약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