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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 추석 연휴 시작. 달보러.(09.08.)

추석 연휴가 시작되던 날. 처음 목적지는 인왕산이었는데 퇴근하고 가려니 배도 고프고 멀기도 하여 가까운 아차산으로 급변경. 올라가서 먹을 저녁(?)을 사서 출발. 꽤 많은 무리들이 달 보러(?) 온 듯. 다들 거하게 한 상 차려먹는 것을 보니 다음엔 더 식사 준비를 거하게 해서 와야겠다 싶었다. 해 지는 것을 보기 위해 조금 일찍 올라가서 저녁을 먹으며 기다렸다. 오늘의 저녁. 신토불이 떡볶이와 오토김밥에서 김밥(고추냉이 김밥!! 강추)과 닭강정. 뒤늦은(?) 모기들의 습격이 있었으나 충분히 멋있고 맛있는 저녁이었다. 앞으로 남아있는 연휴의 지분이 가장 큰 행복의 순간.

그때, 그 곳 2022.09.20

인왕산. 추석 하루 전. 달보러 (09.09.)

산추석 당일은 달 보려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하루 전에 오른 인왕산. 처음으로 차를 끌고 등산로 초입까지 갔는데... 너무 힘들었던 산행. 지하철역에서부터 걸어 올랐던 때보다 훨씬 힘들었다. 덜 힘들었어야 하는거 아닌가? 준비운동 부족이라고 일단 결론내림. 이미 해가 다 진 뒤에 오르기 시작했는데... 구름이 많아서 오르는 내내 달을 볼 수 없었다. 올라가서 좀 기다리면 볼 수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올라갔는데... 바람도 꽤 불었고 움직이지 않으니 땀이 식어 예상했던 것보다 추웠다.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오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든 순간. 달이 구름 밖으로 환하게 자신을 드러낸 이 때. 인왕산 올랐던 날들 중에 가장 힘들게 올라갔던 날. 차를 가져왔으니 북악팔각정에 들러봐야겠다 싶었는..

그때, 그 곳 2022.09.20

달은 힘이 없다.

처음으로 달에게 소원을 빌었던 날. 추석. 연휴 동안 못보는 것이 아쉬워 달 구경을 핑계삼았던 날. 대학 운동장에 차를 세워두고 달을 보는데, 간절함이 가득차서 소원을 빌었다. 물론, 그 날 내 간절함은 달에 받친 소원으로만 소비되었다. 그 뒤로도 몇 번 달의 힘을 빌려보았지만 번번이 작년 추석.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크고 이쁜 달이었다. 그 날의 즐거운 기운이 소원을 빌게 만들었다. 거창한 수식어가 붙었던 달에게도 오늘의 달에게도 간절한 단 하나를 빌어보아도 기쁨에서 비롯하여 빌어보아도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내 달은 힘이 없다. 힘 없는 내 달을 원망하면서도 또 소원을 빌어본다. 즐거움에 겨워 뱉어낸 소원이 ... 어느 사이에 간절함으로 토하듯 매달리는 소원이 되어버렸다. 내 달은 들어주는 ..

지금, 이 곳 2018.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