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

백수 시절 7.

나는 백수다. 불안한 나를 달래기 위해 내가 꺼낸 카드는 재충전이다. 재충전을 위해 오롯이 쉬라고 하면서 조금은 불안하다. 지금이 지난 그 뒤에도 백수일까봐... 그리고 제대로 쉬지 못했을까봐... 도대체 쉬는 것에 제대로라는 수식어가 어울리겠는가. 오늘 처음으로 알람을 듣지 못했다. 슬슬 백수가 되어가는 것인가? 나의 시간을 만드는데 얼마만큼이 걸릴까? 백수 7일차 나는 아직 타인의 시간에 종속되어 있다. 그래도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해서 길~게 오오래도록 놀아야지! 살짝 눈 감고 있었던 주거(?)공간이 거슬리기 시작함. 일단 나갔다가 퇴근해서 피곤하면 그냥 절로 무시할 수 있었던 것들이 무시할 수 없는 것들이 되어간다.

지금, 이 곳 2016.03.07

약속도 쉽던 나날들

금요일 밤. 꽃보다 청춘을 보다 들은 노래의 가사가 계속 귓가에 남아 찾아보았다. 안녕 스무살. 맙소사 (제목 봐라) 내 귓속에 파고든 가사 "...약속도 쉽던 나날들..." 콧 끝이 찡해졌다. 약속이 쉽던 날들이 있었다라... 지금 뭐가 쉽지? 그대들은 뭐가 쉽나요?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날들이 늘어갈 수록 더 많은 것들을 알아가게 되고 아는 것이 많아지면 어렵고 힘든 것에 좀 더 편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도 알게 되고 아는 것은 많아졌지만 선뜻 안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도 알게되었으니 모르는 것이 더 늘어난것이고... 안다는 것은 더욱 어렵고 힘든 것을 알게되었다는 것이니... 월급 명세서의 액수가 늘어나는 것이 통장 잔고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 카드 명세서의 금액이 늘어나는 것이지..

공작소 2014.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