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은 뒤 조예은 작가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은) 전화해서 넌 무서워할 것 같으니 이 책은 패스하라고 말했다. 창이 없어 물기를 잔뜩 머금은 차가운 공기가 고요있는 휑한 공간에서 축축한 무언가가 발목 주변에 있는 느낌으로 글을 읽었다. 뭐가 있는것처럼 느끼는 것인지 진짜로 뭔가 있는것인지 확인하려면 고개만 살짝 숙이면 된다. 그런데 직접 봤는데 뭔가가 있는 것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도 다 공포스러워서 확인하지 않는 기분으로 글을 읽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서 나도 모르게 읽기에 속도가 붙어갔지만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짐직하게 하는 문장들을 볼때마다 도망가서 무슨 일인지 전혀 모르고 싶어 계속 책을 덮었다. 보통 유령과 같은 다른 존재가 등장하면 긴장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