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은 2

유령 이야기. 귀신이 아니다.

다 읽은 뒤 조예은 작가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은) 전화해서 넌 무서워할 것 같으니 이 책은 패스하라고 말했다. 창이 없어 물기를 잔뜩 머금은 차가운 공기가 고요있는 휑한 공간에서 축축한 무언가가 발목 주변에 있는 느낌으로 글을 읽었다. 뭐가 있는것처럼 느끼는 것인지 진짜로 뭔가 있는것인지 확인하려면 고개만 살짝 숙이면 된다. 그런데 직접 봤는데 뭔가가 있는 것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도 다 공포스러워서 확인하지 않는 기분으로 글을 읽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서 나도 모르게 읽기에 속도가 붙어갔지만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짐직하게 하는 문장들을 볼때마다 도망가서 무슨 일인지 전혀 모르고 싶어 계속 책을 덮었다. 보통 유령과 같은 다른 존재가 등장하면 긴장감..

들려주고픈 2024.11.15

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

시옷 입. 웅. 뭔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 나오는 녀석의 표정. 시위하는 녀석을 뒤로하고 읽을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짧은 분량이 마냥 아쉬웠던 이야기도 있었다. 상식의 선이 다른 이들(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이들은 소시오패스, 나르시시스트, 히키코모리, 리플리증후군, 사이코패스)의 짧은 이야기. 이 책을 읽을 때, 밀리의 서재 오디오북으로 듣고 있던 책이 '탕비실'이었는데 묘하게 매치가 잘 된 병렬 독서였다.  선희가 나에게서 분리되려 한다. 내 젊음과 노동력과 시간을 잡아먹어 홀로 빛나는 꽃이 뿌리로부터 도망치려 한다. 꽃은 뿌리 없이는 오래 유지할 수 없다. 자유를 느낄지언정 곧 말라 죽어 버릴 텐데. 그건 나에게도 선희에게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p.46 있잖아, 언니를 보고 있으면 나를 보는..

들려주고픈 2024.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