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했던 일은 아니었으나
생각을 분산시키고 싶어서 시간을 호로록 보내버리고 싶어서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날씨가 좋길래.
빠르게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한 번도 서지 않고 앞으로 발을 내딛었다. 서너 번을 쉬면서 올라갔던 계단을 꽤 느리게 올랐지만 멈추지 않았다.
물론 오르면서 2번 엉뚱한 길로 들어섰지만 되돌아나왔고 돌아나오면서 좀 짜증스러웠지만 이내 기분이 풀렸다.
내려갈 일에 대한 걱정보다
이제 길만 잃지말자...로 걱정이 달라졌고
아... 나 무슨 엄청 중요한 생각이 떠올랐었는데 내려오면서 길 잘못 찾아오면서 그 생각도 던져두고 온 듯
올라왔던 길로 내려갔어야 했는데...
길은 다 통하는거지라면서...
사람도 안지나다니는(시간이 애매해서 그런 듯) 숲 길을 걸었는데... 모기가 끝까지 동행해주더라.
중간 중간 표지판이 있었지만 이름으로 어디 즈음인지 알수없어서... 뭔가 끌리는 곳으로 선택, 선택해서 내려오다가...
이 곳은 전에 내가 산책가자고 요청해서 오르다가 내가 힘들다해서 포기하고 내려갔던 그 곳이었다. 돌아선 그 장소다.
뭔 감정이 올라왔는지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다. 총기가 다 했나보다. 몇 시간 전 일이 기억나지 않다니.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서
엉뚱한 곳으로 하산했고
카드조차 챙기지 않고 맨 몸으로 나와서
버스 정류장이 코 앞이었지만
카카오택시를 불렀고
그래도
괜한 상상으로 나를 괴롭히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멋진 풍경은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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