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고픈

나의 여행은?

쫌~ 2023. 3. 22. 19:57

여행 이야기가 아니라 영화 이야기라고 해도 되겠는걸? 중간 중간 나오는 영화 이야기를 어찌나 맛깔나게 하는지... 홀린듯이 찾아본 영화만 3편이다. 

나는 홀로 여행을 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며 홀로 여행을 제법 길게 다녀왔던 사람들에게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했었더랬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나는 홀로 여행중이라고 말하고 싶다. 매순간이 모험이라고...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장은 2부 관계. 가족 여행을 이야기하며 개와 함께 하는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울컥. 
나도 민수와 연수에게 계절의 냄새를 맡게해주고 싶다. 내가 느끼는 계절의 변화를 함께 느끼고 싶다. (지금처럼 눈이 오면 눈을 퍼와서 욕조에 채워주고, 낙엽과 꽃잎을 주워와서 욕조에 던져주는 것으로는 택도 없이 부족하다.) 달라지는 바람의 냄새와 생전 처음 만나게 될 바다 내음. 산마다 다른 흙 내음. 매번 등산을 다녀올 때면 두 녀석 모두 달려들어 냄새를 맡느라 정신없다. 나도 함께 하고 싶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홀로여행의 근력이 붙는다. 다리 근육만 탱글탱글해지는 게 아니라 심장 근육도 불끈불끈하고 뇌 근육도 다채롭게 발달한다.  p.37
'도망갈수 있다'는 가능성은 당신의 인생에 여유로움과 깊이감을 드리워준다. '도망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당신의 인생에 적절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p.41
p.81-  피렌체에서의 이야기를 하며 우피치 미술관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장면. 완전 반함 포인트. 저도!!! 저도요!!!! 
           나의 피렌체. 기차 파업으로 어쩔수없이 발이 묶였던 피렌체 골목 골목의 경험은 해외 여행을 떠올릴때마다
           마음을 빵빵하게 채워준다. 우피치 미술관에서의 감격과 미켈란젤로 언덕의 일몰. 목적없이 이러 저리 쏘다니던 골목들.
           두오모에 올라 내려다 보던 붉은 지붕들. 
공통의 관심이 있을 것, 각기의 관심이 있을 것, 완충거리를 만들 것, 체면 차릴 계제가 있을 것, 공통의 적이 있을 것, 공동의 힘으로 헤쳐 갈 어려움이 있을 것, 대화 거리가 충분할 것 등.  p.130
일상의 습관을 과감하게 깨뜨려보고, 일상에서 받은 상처를 서로 핥아주고, 일상에서 서로에게 가졌던 오해와 불만도 풀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 기분이 썩 괜찮아진다.  pp.136-137
부모와 같이하는 여행에서 부모는 다 큰 자식의 듬직한 모습에 의지하면서 갖은 모험을 시도해볼 수 있고, 자식은 인생에서 놓쳐버렸던 즐거움을 발견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뿌듯하게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p.170
마하트마 간디가 '동물에게 어떻게 대하느냐가 그 나라의 문화와 도덕성을 가늠하는 잣대'라 했는데, '개는 자유롭게, 온 마을이 같이 키운다.'는 철학이 마음에 든다.  pp.174-175

여행이 주는 설레임이 있다. 내 여행은 진행중이라고 말하면서 그럼 나는 요즘 늘 설레이는가? 라고 자문해보았다. 
대답은...

 

* 이 책은 창비로부터 제공받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