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고픈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쫌~ 2024. 5. 16. 21:39

 

코로나 19로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인류의 생활 통제(?)가 이루어졌고 개인의 생활 방식이 달라졌다. 달라진 생활 방식은 세대의 특성이 되기도 했다. 기후 변화로 지구촌의 폭염과 폭우, 폭설 소식을 들었을 때, 위기를 느꼈으나 이제는 말로만 위기를 이야기한다. 심지어 지난여름과 겨울의 이상한 날씨들을 체감하고 5월의 폭설을 보면서도... 처음엔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지구의 위기 상황을 구체적인 수치들로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 담담함이 더 읽는 나를 옥죄였는데 작가의 의도였을까? 
 1부. 생명
지구는 포화 상태인가? 인구 과잉이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의 원인일까? 인구수를 조절하면 지구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인구 증가를 억제하는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까?(과거에 효율적인 정책이랍시고 저지른 야만적인 행위들이 얼마나 많은지와 그 속에서 희생당했던 힘없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효율적인 방법이 아니라 선한 방법이다.)

분명한 것은 성별 격차가 작은 사회의 여성은 성별 격차가 큰 사회의 여성이 출산하는 자녀 수의 절반 정도만 낳는다는 점이다. '격차가 큰' 나라의 여성당 자녀 수는 네 명에 가깝고, '격차가 작은'나라의 경우는 두 명 미만이다. 인구 증가를 억제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메커니즘은 성별 불평등의 폐지와 관련이 있다고 이해할 수 있겠다.  P.29
 이 최상의 시나리오가 뜻하는 바는 기근, 전염병, 대량 학살, 강제적 출산 통제 같은 끔찍한 일들이 없다면 지구상 인구가 70억 명 이하로 내려가는 일은 다시는 없으리라는 점이다. 잘 살고 싶다면, 모두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p.30
오늘날 우리가 확인하는 이 세상의 결핍과 고통은 필요한 만큼 만들어내지 못하는 지구의 무능함 때문이 아니라 나눌 줄 모르는 인간의 무능함 때문이라는 헨리 조지의 말은 맞았고, 이와 관련해서는 책 뒷부분에서 다시 살펴볼 것이다. 많은 사람이 필요 이상으로 소비하는 바람에 더 많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다. p.31

 2부. 식량
 현재 지구의 생상 능력은 지구상의 생명체를 살리기에 부족한가? 생산력을 높이면 부족의 문제는 해결되는가? 과학 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생산성은 가파르게 증가하는데 부족의 문제는 왜 줄어들지 않을까? 

 오늘날 인간이 10억 톤의 곡물을 먹어 소비하는 동안 또 다른 곡물 10억 톤이 동물의 먹이로 소비되고 있다. 그렇게 먹여서 우리가 얻는 것은 1억 톤의 고기와 3억 톤의 분뇨다. p.75
 OECD 국가들이 매주 하루씩만 '고기 없는 날'을 정해 지킨다면, 올 한 해 배곯는 사람들을 모두 먹일 수 있는 1억 2000만 톤의 식량용 곡물이 여분으로 생기게 된다. 우리는 영양실조로 시달리는 8억 명 이상의 인류와 이 지구를 나누어 쓰고 있다. 이들은 '일상 활동 유지에 필요한 식이 에너지가 최소 수준 이하'에 해당하는 이들로, 곧 굶주리고 있는 아이이고, 여성이고, 남성이다. 누군가는 아무 이유 없이 이런 상황에서 살아야 하고 또 이런 상황에서 죽어야 한다. 굶주림은 지구의 부족한 공급 능력 때문이 아니라, 생산한 것을 제대로 나누지 못하는 우리의 실패로 등장한 문제다.  p.77
 양식 이야기는 육류 이야기와 거의 흡사해서 장소만 바닷속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지상에서 이루어지는 육류 생산 과정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수백만 마리의 동물이 좁은 공간에 갇혀 짧은 삶을 살고 나서 우리 뱃사로 자리 잡는 대규모의 자원 유용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육류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물고리를 조금 덜 먹는다면 이는 그만큼 다른 누군가의 식량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된다.  p.89
 이 책을 쓰기 위해 조사와 연구를 시작했을 때 희미한 북소리처럼 들리던 것이 이제는 내 머릿속에서 마치 주문처럼 울려 퍼지고 있다. 덜 소비하고 더 많이 나누라.  p.127

 3부. 에너지
 가장 충격적인 내용이 많았다. 특히 대체 에너지와 바이오 에너지에 대해 정말 얄팍하게 알고 가르치고 있었다. 

 이 말은 지구상 수만 제곱킬로미터의 땅에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비료를 주고 살충제와 제초제를 뿌려 수확물을 거둬들여 가공을 한 후, 그것을 짓이기고 발효시켜 연료로 만든다는 의미다. 자원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며 극도로 비효율적인 방식이다. 이렇게 하려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트렉터가 수백만 킬로미터를 움직이고 수 톤의 화학물질을 뿌려야 하는데, 농부의 수지타산을 맞춰주기 위해 그 모든 과정에 400억 달러의 보조금이 사용된다. 바이오 연료의 유일한 장점은 이 모든 것이 국내에서 이루어져 제조업자들이 외국산 수입 원유에 덜 의존하게 된다는 것뿐이다. p.151 (물론 이것은 미국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고 우리나라는 바이오 연료 역시 곡류 최대 생산국들에 의존하게 되지 않을까?)
 자동차에 장착된 엔진을 위해 엄청난 양의 식량에 불을 붙인다는 점에서 바이오 연료에 관한 부가적인 윤리적 고려가 필요하다. 1킬로그램의 바이오 연료를 만들려면 20킬로그램의 사탕수수가 필요한데, 이런 전환에 필요한 옥수수와 대두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오늘날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곡류의 20퍼센트가 바이오 연료에 사용되는데, 바이오 연료 제조에 필요한 원재료로는 먹을 수 있는 부분과 먹을 수 없는 부분을 함께 사용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는 바이오 연료 옹호론자들의 지적을 참고한다해도 8억 명에 이르는 온 세상 굶주린 사람들을 고려하면 엄청난 양이다.  p.153
 OECD 국가에서 사는 사람은 평균적으로 자신의 몸무게에 해당하는 만큼의 플라스틱을 매년 버리고 있는데, 재활용을 위한 점차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90퍼센트는 매립지로 향할 뿐이다. ... 매년 지구상에서 태워져 사라지는 화석연료의 10퍼센트가 플라스틱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다.  pp.157-158
 나는 재생에너지가 덜 사용하고 더 많이 나누는 해결책의 한 부분이라고 믿고 물과 바람, 태양으로부터 더 많은 전기를 만들어내면서 전기를 덜 사용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p.170

 4부. 지구.
 지구 온난화를 이야기하면 극지방의 빙하 이야기는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일 만큼 친숙하다.(초등학생들도 꽤 그럴듯하게 설명하는 것을 보면 캠페인은 성공적인 듯) 이제 이산화탄소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알려져야하지 않을까? 생물종이 감소하는 이유를 서식지의 파괴(도시의 팽창. 즉, 인간의 살 곳이 넓어지면 인간외의 동.식물이 살 곳이 사라진다는)와 기후변화로 이야기를 한다. 두 가지 이유 모두 인간이 하는 일이다. 지구 생태계의 파괴는 결국 지구 생태계의 일원인 인류의 종말과도 연결되어 있는 것인데, 내가 뎌 편리하고 풍요롭게 살기 위해 하는 일들이 나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일이라는 것. 맙소사.

 이산화탄소는 온난화를 통해 바다에 간접적으로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바닷물에 녹아든다. 톡 쏘는 맛을 내기 위해 콜라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것처럼, 화석연료로부터 만들어진 이산화탄소의 3분의 1은 바다로 흡수된다. 치과의사들은 청량음료를 마시는 것이 치아에 나쁘다고 이야기하는데, 이산화탄소가 물과 마ㄴ나면 산을 만들어 치아의 법랑질을 부식시킨다는 것이 이유 중 하나이다. 같은 일이 바다에서도 일어나는데 바닷물의 산도가 높아지면 전 세계 산호초는 심각하게 훼손되고, 껍질이 있는 해양 동물은 성장은 물론 단단한 외피를 유지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 화석연료를 계속해서 태울수록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매일매일 대기 중으로 유출되고, 바다로도 유출되는 것이다. p.207

 이 책의 마지막 장은. 지구의 풍요를 위하여 당신이 취해야 할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수많은 문제들 중에 나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 집중할 주제를 하나 정하라고 한다. 기꺼이 희생을 감내하게 만들 주제. 즉, 나의 가치관을 세우라고 말한다. 그리고 나의 행동을 기록하도록 권한다.(숫자와 결과) 이 행동들이 모여서 나의 생활을 변화시킬 것이다. 내 가치관에 부합하는 생활 방식을 영위하도록. 나의 생활 방식은 내가 속한 커뮤니티들을 변화시킬 것이다. 
 작가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작가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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