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고픈

비긴 어게인

쫌~ 2014. 10. 4. 00:32

 

 

망할 하루의 끝에서 만난 비긴 어게인.

 

10월 2일 저녁 9시 45분 동대문 메가박스.

평일 밤 영화를 본 적인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할 정도인데...

영화 보다 자겠다...라면서도 일단 고고!!

아침부터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한 바가지 듣고

오후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일에 휘말리고

비는 오락가락

몸이 솜에 물 적신 듯 축축 늘어지는데

이를 악물고 운동 마치고 나왔더니...

잠깐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졸고 있더라는...

극장 의자에 앉으면서

불이 꺼지는 순간까지도

잠이 다가오면 거부하지 않고 편안하게 받아들여야지...했는데

맙소사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울지 않는 장면에서

왈칵 눈물이 흘러...가 아니라 울음이 터졌다.

건반 연주자를 구하는 장면이었는데...

발레 교습소 피아노 앞에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남자를 보는 순간

울음이 터졌다.

그 남자가 피아노 의자에서 일어나서 악보를 챙겨들고 발레 교습소를 나가는데 이 울음이 쉽게 그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부랴부랴 치킨 먹고 손 닦은 휴지로 눈물을 닦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전 남친이 여주의 곡을 훔쳐가거나 여주를 이용하지 않을까라는 불안으로 계속 긴장했다.

심지어는 여주의 애인이 음반 레코딩을 마치고 돌아와서 새로 만든 곡을 들려주는 장면에서 난 여주의 곡을 표절해서 여주가 화를 내나?? 곡이 안 비슷한데?? 라며 옆에 앉은 친구에게 곡 배껴서 화내는것인지를 물었다.

당황스러운 대답을 들었고 귀신같이 그 친구의 말이 맞았다.

애인과 재회하여 자신이 레코딩한 앨범을 들려주는 여주를 보며 저 남자에게 이용당하면 어쩌려고 저러는건지를 얼마나 걱정했는지...

이 영화의 로맨스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이다.

맙소사

완전 바삭바삭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었구나.

 

컴퓨터로 영화를 볼 수 있게 되면 건반 연주자가 발레 교습소에서 일어나 나가는 장면을 꼭 그리고 싶다. 오늘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어서... 패쓰.

아쉬운 마음에 끄적였는데... 여주를 좀비로 만들어버렸다. So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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