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손에서 놓지 않던 동기를 보며
괜한 선입견이 생겼다.
몹쓸 선입견으로 십여년을 보내고,
얼마 전 직장 동료의 손에 들려 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보고
괜한 선입견이 옅어졌다.
어쩜 단 하나의 사건으로 이야기를 이렇게 궁금하게 잘 이어가는지...
다음 페이지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아랫 줄 다음 문단
마침표 뒤 다음 문장이 궁금하게 만든 책이었다.
첫 문장. 대학교 2학년 7월부터 다음 해 1월에 걸쳐 다자키 쓰쿠르는 거의 죽음만을 생각하며 살았다.
51. "기억을 어딘가에 잘 감추었다 해도, 깊은 곳에 잘 가라앉혔다 해도, 거기서 비롯한 역사를 지울 수는 없어."
83. "요리사는 웨이터를 증오하고, 그 둘은 손님을 증오한다. 아널드 웨스커의 부엌이라는 희곡에 나오는 말이에요. 자유를 빼앗긴 인간은 반드시 누군가를 증오하게 되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그런 삶은 살기 싫어요."
167-168. "따져 보면 참 기묘한 이야기야. 그렇게 생각 안 해? 우리는 기본적으로 서로에게 무관심한 시대를 살면서도 이렇게 다른 사람에 대한 대량의 정보에 둘러싸여 있어. 마음만 먹으면 그런 정보를 간단히 살펴볼 수 있는 거야. 그러면서도 우리는 다른 사람에 대해 사실은 거의 아무것도 몰라."
시로의 죽음에 대하여
사라의 선택에 대하여
연하의 친구 하이다의 사라짐에 대하여
는
맘에 들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