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시절 3

백수가 과로사한다. (백수 시절 29.)

어쩜 저렇게나 표현이 절묘할까!! 딱 그렇다.초단위로 쪼개어 놀아 바쁜 것이 아니라 이런 일 저런 일 마구 마구 벌어진다.(물론 내가 벌이는 일도 있는 듯 하지만)허나 결과물로 보자면 학교에 있을때 훨씬 더 많이 놀았다(?). 짧은 시간 쪼개서 책도 보고 (학교 앞 도서관에 갈때면 얼마나 좋던지), 가끔 공부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운동도 하고, 쇼핑도 하고, 미드도 챙겨보고, 외식도 하고...근데 이건 뭐...하루 종일 내 편한 시간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데... 바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도 바쁘고, 늦게 일어나도 바쁘다. (백수들만 아는 그런 바쁨이 있다.) 봄 꽃 구경도 할 겸 백만년만에 멀리 남쪽에 사는 친구네 다녀왔다. 일단 로망은 나는 백수고 친구는 육.휴 중이니... 평일에 편하..

지금, 이 곳 2016.03.29

백수 시절 18.

지난 2주간 동안 형성된 기상 시간은 오전 8시 30분. (하지만 침대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시간은 10시경) 하루에 삼시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으면서... 준비하는 시간+먹는 시간+치우는 시간... 이 패턴이 하루에 3번이나 반복되니...맙소사 출근하면서는 몰랐던 시간들이 앞.뒤로 붙어있다. 뭘 그럴듯하게 챙겨 먹는 것도 아닌데 밥 먹는 시간에 앞.뒤로 붙어 있는 저 시간들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꽤나 된다. 왜 그 동안은 못 알아차리고 있었을까나? 집 구석 구석 먼지들은 매일 매일이 뭐냐. 매 순간 보이고, 보이는데 치우지 않고 지나칠수는 없는 노릇. 전에는 왜 안보였을까나? 정말 둔하게 살았거나? 갑자기 예민해졌거나?

지금, 이 곳 2016.03.18

백수 시절 7.

나는 백수다. 불안한 나를 달래기 위해 내가 꺼낸 카드는 재충전이다. 재충전을 위해 오롯이 쉬라고 하면서 조금은 불안하다. 지금이 지난 그 뒤에도 백수일까봐... 그리고 제대로 쉬지 못했을까봐... 도대체 쉬는 것에 제대로라는 수식어가 어울리겠는가. 오늘 처음으로 알람을 듣지 못했다. 슬슬 백수가 되어가는 것인가? 나의 시간을 만드는데 얼마만큼이 걸릴까? 백수 7일차 나는 아직 타인의 시간에 종속되어 있다. 그래도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해서 길~게 오오래도록 놀아야지! 살짝 눈 감고 있었던 주거(?)공간이 거슬리기 시작함. 일단 나갔다가 퇴근해서 피곤하면 그냥 절로 무시할 수 있었던 것들이 무시할 수 없는 것들이 되어간다.

지금, 이 곳 201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