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아 어수선한 내 집에 앉아 나는 왜 그 흔한 언니 하나 없는 걸까, 무섭다는 말도 무서워서 못하고 이불 둘둘 말아 쥐고 앉아서 이럴 때 느티나무 정자 같은 언니 하나 있었으면. 아프다고, 무섭다고, 알거지가 되었다고 안으로 옹송그리던 마음 확 질러나 보았으면. 언니, 부르는 내 한마디에 물불 가릴 것 없이 뛰어와 주는 조금은 무식한 아무 때나 내 편인. - 손현숙의 관계-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다. 모르는 척하고 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눈에 보일때는 쉽다. 그것만 안하면 되니깐...딱히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무엇으로부터 도망가고 싶다는 느낌만 들때는 참 답이 없다.무엇을 해도 마음이 불편하고아무것도 안하면불안하니...글자 그대로 환장한다. 몇 해전 그런 나를 일상과 떼어놓음으로 문제로부터 도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