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곳

그가 나를 부르다.

쫌~ 2014. 7. 3. 21:52

  

  우리 도장(우리 도장이라고 말하니 좀 뿌듯)에 초등 남학생이 하나 있다. 덩치는 크지만 형들하고 운동하면 아직 상대가 되지 못한다. 준비 운동도 설렁설렁 형들과의 운동도 설렁인 녀석이 근성을 드러내는 순간이 있다. 처음엔 좋아하는 누나와 상대를 하니 열심히 하나보다 생각했었는데... 요즘 녀석을 보니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어 근성을 발휘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온 힘을 다하여 누나의 깃을 잡는다. 승리를 예감하는 동작을 하며 보여주는 녀석의 웃음...

  두리번 거리다 그릴만하다...아니 잘 그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펜을 잡으면 항상 끝까지 가지 못한다. 그런데 나를 불러 펜을 잡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이상하고 또 이상해도 즐겁게 마무리하게 된다. 나는 그를 꼬시지 못하는 것이다. 펜을 들기 전 나의 매력을 보여주며 내 눈에 들어오고 내 손에 닿기를 원하게 해야하는데.... 쳇... 그게 안되네...

  엄청난 땀 냄새를 풍기며 찾아 간 카페에서 힘을 주지 않아도... 살짝 자신을 드러내는 근육이 있는 팔뚝을 질투하며... 수줍고 게을러 아직 들어차지 않은 내 팔뚝의 근육을 욕하며... 그리고, 1년 후 갖게 될(꼭 갖고 싶은)내 팔뚝의 잔근육을 상상하며...   

  여담) 오랜만에 DSLR로 찍어보고 싶어 카메라를 찾았더니 배터리 방전!!! 정말 방치했었구나. 먼지 친구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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