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고픈

여자 셋이 모이면

쫌~ 2024. 12. 15. 16:11

집이 커진다.
근래에 가장 재미있게 보고 있는 유튜브 채널 운영자 중 한 명이 출간한 책.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삶의 형태 중 하나를 보여주는 책이다. 비혼 여성의 공동생활. 결혼이 디폴트가 아닌지는 꽤 오래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안정된 거주의 형태를 가장 치열하고 지치는 시기에 갖기 위해서는 결혼을 빼고 생각하기가 매우 어렵다. 물론 상속 재산이 꽤 되거나 나의 수입이 매우 넉넉하다면 간단하게 해결되겠지만…
꽤 오래전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라는 책이 출간되었을 때, 막연하던 나의 미래 거주 형태를 진지하게 구체화시켰었다. 직장에서 만난 내가 선택한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친구들은 어느 순간부터 나의 노년 장면에 빠지지 않았고, 그렇다면 우리가 함께 사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었다. 땅을 사고 집을 짓고 함께 살아가는...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더 재미있는거니까
30대인 이 책의 저자가 보여주는 공동생활. 안정적이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꿈꾸는 많은 어린 여성들이 고려해 보면 좋을 생활의 형태라고 생각한다.

나의 30대도 좋은 친구들이 있어서 풍성하고 행복했다. 본가가 지방인 나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쥐꼬리 월급쟁이다. 처음 서울에서 얻은 방은 투룸이지만 주방 공간이 매우 협소한 해가 잘 들지 않는 다세대 주택. 평생 아파트에서만 살았던 나는 창이 있지만 마음껏 열지 못하던 것과 볕이 스치듯 들어오는 것. 무엇보다 변기와 샤워기가 함께 하는 화장실 공간은 이사 나가는 그 순간까지 적응이 안 되었다. 그다음 집도 공간이 조금 넓어졌지만 여전히 다세대 주택. 해는 여전히 잘 안 들었다. 그나마 나아진 것은 화장실의 컨디션. 세면대가 있다는 것. 이다음 집은 아파츠. 아파츠에 살기 위해 서울을 벗어나야 했다. 10분 남짓의 출퇴근 시간이 6배가 넘는 1시간 남짓으로 늘어났지만… 이 공간에서의 나는 더 부지런해졌고 안정적이 되었다. 나이가 든 탓도 있겠지??
어쩌다 보니 지금 반려 생명체도 있게 되었다. 안정적인 주거 형태는 삶의 질에 매우 중요하다.

2024.12.14 토요일 집회에서 이 책을 다 읽었다. 뜨뜻한 집에서 귀여운 아이들의 괴롭힘을 이겨내며 편히 읽을 수 있었는데… 추위 속에서 읽었다. 책임과 의무가 무엇인지 모르는 105명 때문에… 국회 의장의 204표를 듣고 다 함께 다. 만. 세. 를 부르면서 마음이 뭉클했지만… 이번 생에는 이런 집회에 더 이상 나오고 싶지 않다! 정신 좀 차려라!!
수많은 모임 깃발 중 눈길을 사로잡은 작지만 소중한 모임 깃발. 동네 친구 연합회.
동네 친구는 삶의 질을 올려주는 엄청난 네트워크이다. 좋은 이웃사촌으로 함께 살아가길. 퍽퍽하고 위험한 세상이지만… 결이 비슷한 동네 친구들로 재미나게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