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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 익숙함.

가방 속에 늘 들어있다. 노트 한 권. 좋아하는 붓과 펜들 내 작가라 부르는 책 한 권. 한동안 가방 속에서 꺼내지도 못했지만 그냥 등에 짊어지고 다니는 것으로 족했다. 새로 손에 쥐어 본 xeno 가는 붓펜과 프리즈마 유성색연필 좋았다. 허나 가방 밖으로 노트를 꺼내게 한 것은 손 끝의 새로움이 아니라 내 곁에서 당연한 듯 각자의 폰을 들여다보고 서로의 이야기를 하지만 우리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 고양이들로 인함이었다. 고양이들이라니

공작소 2014.11.27

따라쟁이

몇일 전 운동을 마치고 체육관 동생(?)들과 근처 스타벅스에 들렀다가... 너무 조용하고 다들 뭔가를 열심히 하고, 수다 떠는 사람들은 우리 일행뿐임을 자각하고는 당황스러웠다. 아... 나도 요즘 젊은이처럼 커피 가게에서 책도 보고, 뭔가 작업도 해봐야 겠구나... 싶었는데 때마침 휴일 휴일에다 전날 늦게 자고 피곤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 출근 시간 맞춰 일어나서 여유로운 오전을 보내게 되었으니.. 따라해봐야지. 가방에 책도 한 권 집어넣고 그림공책도 넣고 어쩌면 오래 있을지도 모르니 충전기도 챙겼지만 어떤 일을 하기 위해 커피 가게에 가는 것은 내 스타일은 아닌것으로... 그래도 커피 가게에 앉아 있으면 입이 궁금할때마다 뭘 먹을 수 있어 좋은 듯. 집이나 도서관에서는 장소를 이동해서 뭘 먹어야 하니....

지금, 이 곳 2014.10.04

비긴 어게인

망할 하루의 끝에서 만난 비긴 어게인. 10월 2일 저녁 9시 45분 동대문 메가박스. 평일 밤 영화를 본 적인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할 정도인데... 영화 보다 자겠다...라면서도 일단 고고!! 아침부터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한 바가지 듣고 오후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일에 휘말리고 비는 오락가락 몸이 솜에 물 적신 듯 축축 늘어지는데 이를 악물고 운동 마치고 나왔더니... 잠깐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졸고 있더라는... 극장 의자에 앉으면서 불이 꺼지는 순간까지도 잠이 다가오면 거부하지 않고 편안하게 받아들여야지...했는데 맙소사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울지 않는 장면에서 왈칵 눈물이 흘러...가 아니라 울음이 터졌다. 건반 연주자를 구하는 장면이었는데... 발레 교습소 피아노 앞에 구부정..

들려주고픈 2014.10.04

원인 찾기

응애. 발음이 점점 정확해져 가는 귀염둥이. 녀석을 폭 안아주고 싶은데... 막상 내가 안으면 아직 목도 못가누는 것이 입을 앙~ 다물고 허리와 목에 힘을 주며 등산을 한다. 허리를 뒤로 한껏 제껴보았지만 그럴수록 투지를 불태우며 더욱 꼿꼿하게 버티는 녀석을 만난다. 흠 어찌해야 편안하게 폭 안길까? 모처럼의 휴일을 그냥 뒹굴거리기 싫어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학교에서는 쫓기듯이 공책을 펴들었지만 오늘은 여유롭게 귀염둥이를 그려야지 하며 가방에 공책과 연필을 챙겼으나... 절대 귀염둥이 부모에게는 보여주어서는 안될 그림을 갖게 되었다. ^^ 근데 뭐 어찌 보면 조금 닮지 않았나 싶은데... 귀염둥이만 한 백장 그리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백만장은 무리이니 패쓰.

지금, 이 곳 2014.10.03

새 것

​​​​​​​​​​​​​​​​​​​​​​​​​​​​​​​​​​​​​​​​​​​​​ ​첫 번째 스케치북은 띄엄띄엄 쓰고 다 썼노라. 두 번째 스케치북은 조금은 더 즐겁게 하지만 꽤나 많은 순간을 중간에 놓아버렸다. 그렇지만 다 썼노라. 세 번째. 화요일 오후 두 시. 사마귀에게 햇볕 공격을 할 요량으로 운동장 벤치에 앉았다. 두 눈 가득 들어오는 학교 건물을 보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끄적거렸다. 정말 좋은 날이었다. 얼굴에 기미가 마구 생기겠지만 이 가을 놓치고 싶지 않은 볕이었다. 이제 곧 심사일. 갈수록 재미있고 어려워서 모른척 포기하고 싶은 기술들을 마구 알려주신다. 하루 빠지면 더 빠지고 싶은 유혹이 생기지만... 오늘은 수요일. 비온 후 시원하고 쨍한 날. 지난 이틀 혹사시킨 근육들에게 휴식을 ..

지금, 이 곳 2014.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