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너무 잘 어울리는 질감과 색이라며... 책을 읽는 내내 감탄했었다.
처음 책 제목을 보고 떠올렸던 영화가 있었다. 어렸을 적에 니콜 키드맨이 나오는 영화라서 비디오로 빌려봤었던 '스텝포드 와이프'... 몇 해 전에 '겟 아웃'이라는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떠올라 다시 봤었는데... 처음 봤을 때보다 지금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영화였다. 아! 책 속에서도 한 번 언급되는 영화다.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구성에서 드라마 와이 우먼 킬도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맛난 프랑스 가정식 요리들이 나오는 나는 누구일까? 자신을 찾아가는 영화 줄리 앤 줄리아까지. 이 영화와 드라마를 흥미있게 보았다면 이 책 역시 취향에 맞으리라.
책을 읽었는데 어쩐지 드라마 한 편을 본 기분이 들었다. 정원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어도 눈 앞에 이 집의 정원을 펼쳐준다. 요리에 그다지 진심이 아닌 나는 각 장 앞에 소개되는 레시피들은 처음에는 제대로 읽지도 않고 넘겼다. 이야기의 중반정도 되었을 때, 레시피들을 읽기 위해 다시 되돌아 읽으며... 하나 하나 사용한 재료가 무엇인지, 나는 할 수 있을까, 이건 도전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주말에 초콜릿 쿠키와 우유 토스트에 도전할 생각이다. 1950년대 부인(?)들의 모습을 이질감없이 바라볼 수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매 장마다 적혀있는 결혼에 대한 조언 물론, 결혼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인의 역할에 대한 조언들이 매우 요긴(?)하다. 그런 조언들을 쏟아내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시대가 불과 몇 십년 전이다. 그렇다고 지금 사회에서 여자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달라진 부분이 있다. 플러스 사회의 일꾼. 자아 성취라는 그럴듯한 포장과 함께 넌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될 수 있단다라는 희망으로 조금 더 저렴한 사회의 일꾼이 되어주길 바란다. 참! 그래도 너의 본분은 잊지마!!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중요한 열쇠는 바로 아내의 역할이란다.
1956년 넬리가 " ... 아마 좋았을것이다. 어쩌면 학교에서 음악 선생님을 할 수도 있었겠지. 결혼이 즐겁고 윤택한 삶에 이르는 길이라 굳게 믿으며 매달리지 않았다면 행복의 비결을 스스로 발견했을지도 모르는데." p.121
2018년 샐리가 엘리스에게 "뭐라고 하셨느냐면, 샐리,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스스로에게 해야 할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란다. 우리가 그 질문에 스스로 대답하는게 가장 이상적이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자꾸만 대신 답을 하려고 난리들을 칠 거야. 절대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해!" p.386
마지막 마무리가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흥미롭게 읽으며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이 요리 비법서라고 치자면 가장 핵심 비법은 연대라고 생각한다. 모든 요리에는 킥이 있다. 눈에 바로 보이지 않지만 맛을 좌우하는. 이 책의 두 여자 주인공들 옆에는 그들이 스스로의 삶을 살 수 있게 살짝 밀어주는 킥이 있다. 막 끼어들어 좌지우지 하지 않지만 결정적인 킥인 옆 집의 좋은 친구가 보여주는 여성의 연대.
'들려주고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가 좋아하면 좋은 게 되고, 네가 싫어하면 나쁜게 돼. (0) | 2021.10.18 |
---|---|
Search one's soul (0) | 2021.10.02 |
괜찮아,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0) | 2021.09.02 |
마케팅에 넘어감. (0) | 2021.08.05 |
역시 이야기꾼이다. (0) | 2021.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