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고력과 판단능력은 의심한다. 의심하기 때문에 엄청 힘을 주어 나의 생각을 전하게 된다. 내가 의심하니까... (글은 참 희한하다. 아니 표현이란 것이 다 그런 듯.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을 때는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데 나에게서 내 생각이 벗어나는 순간 이상한 점-불편하다고 느껴지는 것들이 보이더라. 말은 뭔가 공중에 흩어지는 것 같아서 좀 덜하지만 글은 좀 더 명확하게 보인다.) 의식적으로 누군가가 믿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데... 예전에 누군가 나는 이야기를 할 때, 엄청 힘을 실어서 이야기한다고 해서 그때 생각해봤었다. (아- 욕 욕 이것도 그거잖아.) 그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있어 논리가 확고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내 불안에 대한 반작용으로 저런 얼토당토않은 확고함이 나온다고 생각도 안 했었다.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서 그렇게 표현되는지가 뭐가 중요한가 표면적으로 보이고 느껴지는 것은 매한가지 아니려나?
종교가 있다.(있다고 이야기하기 참 어려운데 일단 종교가 있냐고 물으면 있다고 답은 하니까) 종교에서 절대적으로 의심 없이 믿는 것이 있다. (욕 욕) 네가 내 종교였네. 네 판단을 의심해본 적이 없다. 인격적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한 번도 인격에 대한 생각은 해본 적이 없으니 훌륭한지 거지 같은지 알 수 없지만) 어떤 상황을(문제를) 대하는 너의 태도를 신뢰했다.
왜 나는 내가 문제가 있고, 내 탓이라고 생각할까? 누구에게나 문제가 있다. 저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을수있다. 나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납득되는 부분도 있지만 아니라고 생각되면 그건 그 사람이 틀린 것일 수도 있다. 왜 유독 네 이야기에는 착한 딸내미처럼 반응하고 싶어 할까? 나에게 도움이 된다고 믿어서? 왜 거짓이 없다고 생각하지? 거짓말하는 것도 봤는데. 거짓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지? 나에게도 그 사람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있는데, 왜 그런 시각들은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권위를 가진 전문가가 이야기하는 시각도 무시한 채. 좋은 것으로만 생각하지? 나에게 해로울 수도 있는데, 왜 그렇게는 생각 안 할까? 그간의 경험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경험이 있는지 하나씩 확인해봤는가?
내게도 문제가 있다. 내 문제가 누군가를 아프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그래서 네가 하는 이야기들에 다 말문이 막힌다. 말을 꺼내자면 다 핑계같아서 내 속에서 꺼내는 것이 부끄러웠다. 비난처럼 느껴질 때는 습관적으로 반박 이야기가 튀어나오지만 계속 그게 아니라고 이야기할 의지가 생기지 않았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네 생각이 맞다고 받아들여서 그런 것이다. 저기 구석에 자리한 의심이 점점 힘을 잃고 있으나 힘 실어줄 의지가 없다. (아직은 그래도 그 새끼가 나에게 하는 분노가 다 내 탓은 아니라 생각한다. 내가 그 새끼에게 중요했던 시기가 있었다. 몇 해 전부터 나는 그 사람에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그 사람이 어딘가에 몰두할 때 느껴지는 것이 있었고 그게 내가 아니니 중요한 무엇이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만큼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내게 저만큼 분노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과거의 분노인가? 화가 아닐 수도 있지. 그래 내 바람일 수도 있다. 화라도 내주길 바라는 뭐 그런 건가?)
십 년 전에나 있던 편두통이 시작되었고
한동안 괜찮았던 치통이 시작되었다.
내 팔자 욕 욕 욕
안 좋은 것은 꼭 몰려다니더라. 하필 이럴 때 괜찮았던 것들이 스멀스멀 올라오냐. 아놔 욕 욕 욕 심한 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