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졌지만 그래도 아직 실내는 덥지 않다. (일단 내 기준으로는) 살짝 쌀쌀하기도 하고 주문실수(?)로 대량 구입하게 된 믹스커피도 해치워야 하고 겸사 겸사 텀블러 2개에 뜨거운 물을 받아온다.
텀블러를 씻고 뜨거운 물을 연속으로 받을 수 있게 레버를 고정시켜놓고는 컵을 씻으려고 물을 받았다. 뜨거운 물을 받을 때는 늘 긴장하고 옆에서 지키고 서있는데 오늘 잠깐 방심했다. 재빨리 컵을 헹구려고 컵을 잡았는데 따뜻한 물이 흘러넘치며 손에 닿았고 너무 좋아서 이미 다 씻은 컵인데 그걸 다시 한 번 씻으면서... 아... 따뜻한 물 좋다... 이런 잡생각이 드는 순간 뜨거운 물을 받고 있던 텀블러가 생각났다. 당연히 마구 흘러넘치고 있었고... 오늘따라 내 앞에 아무도 뜨거운 물을 받아가지 않아서 정말 핫워터... 고정 레버를 풀기 위해서는 텀블러를 꺼내야하는데 텀블러에서 뜨거운 물이 넘쳐흐르고 있어 손으로 어디를 잡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바닥으로 물이 마구 흐르고... 더 지체할 수 없어서 텀블러를 꺼내다가 손에 물이 쏟아졌고, 반사적으로 악! 소리가 났지만 그나마 텀블러는 놓치지 않았음은 다행. 바닥에 흐른 물을 닦고 뒷처리를 하는 내내 엄지 손가락과 손등이 따끔거리고 아팠다. 정리 후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더 심해지길래 화상연고를 발라두었다.
잠깐 따스하다고 뜨거운 물 받고 있다는 것을 잊다니.
순간 깜빡한 것 치고는 대가가 크다싶지만 내가 멍청했으니...
아침에 카메라 렌즈를 바꾸면서 카메라 끈을 보고 꽁치가 달려들지 않을까? 살짝 걱정했지만 굳이 렌즈 뚜껑을 닫아서 가방에 넣겠다고 카메라를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걱정했으면서... 아니나달라. 전광석화처럼 달려들어 끈을 당겼고 눈 앞에서 카메라랑 렌즈가 동시에 바닥으로 추락... 사고친 놈은 깜짝 놀라 도망가고... 걱정했으면서도 먼저 카메라 치워두거나 하다못해 다른 장소에 옮겨두지 않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것을 먼저 했던 내가 멍충이지...
오늘의 정신 나감은 이것으로 마무리 되길.
'지금, 이 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중함 (0) | 2022.05.05 |
---|---|
다육이 꽃을 보여주다. (0) | 2022.05.03 |
모과나무 꽃과 겹벚꽃 (0) | 2022.04.19 |
지금 이 순간 (0) | 2022.04.11 |
아무일도 없다. (0) | 2022.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