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9.10.)당일 오후에 도봉산을 찾았다. 추석 당일 오후에 차가 막히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명절 차막힘을 의외의 곳에서 경험하며 도착하니 시간이 애매했다. 안내판에 입산 통제 시간이 적혀있어 5시 전에는 산에서 내려와야한다는 생각에 천축사에서 하산했다. 뭔가 좀 아쉬웠지만 이 날 만난 도봉산 애기 호랑이들 덕에 도봉산 호감 급 상승하고 츄르만 챙겼던 어리석은 내가 다양한 식량자원을 챙겨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다시 도봉산에 올랐다.
도봉산공영주차장이 있지만 2번 모두 도봉산역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올라갔다. 만차 표지판과 줄 서서 기다리는 차들을 구경할 수 있다. 가격은 동일. (티맵 정보는 도봉산공영주차장이 더 비싸게 나와있는데 지나가면서 보니까 티맵 정보가 오정보)
도봉산역 - 도봉탐방지원센터(사람들 따라 가면 나온다. 가는 길목에 등산용품점들도 많고, 음식점도 많음.) - 천축사 - 마당바위 - 신선대
날씨는 토요일이 너무 좋았다. 가을 하늘!! 안내표지판이 잘 되어 있고, 위험한 곳과 계단과 시설물(화장실)도 잘 정비되어 있다. 우리만 쓰레기 잘 챙겨서 내려오고, 주워오고 싶으면 쓰레기만 주워서 다녀오면 된다. 도토리는 그 곳에 살고 있는 동물들에게 양보하고, 우리는 시장에서 사오는 걸로... 도봉산부터 하산하는 길에 (올라가는 길에는 여력이 없... 내 몸이 너무 힘들어서) 쓰레기를 주워 내려오는데 정말 쓰레기가 많다는 것에 놀라고, 유리병 조각이 많아서 더 놀람.
자운봉이라고 적혀있는 안내표지판을 따라가거나 천축사라고 적혀있는 표지판을 따라가면 된다. 천축사를 지나면서는 마당바위라고 적힌 표지판이 나온다. 사람들이 많아서 그냥 따라가도 될 듯.
천축사는 언제 나오는거야? 라며 툴툴거릴 즈음 두둥!
저 멀리 보이는 선.인.봉. 딱 안내판 있는 저 자리가 포토 스팟이다. 너무 멋있어서 천축사 어디 타령이 쏘옥 들어갔다. 저 풍광을 보며 마신 시원한 커피 한 모금이 텐션을 다시 올려주었다. 마당바위까지도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다시 신나게 걷다보면 화장실을 만나게 되는데...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등산로 중간에서 만나는 화장실은 매우 기뻤음.
천축사 경내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일주문 앞에서 만난 어린 호랑이들. 불행하게도 지난 산행 후 간식을 채워두지 않아 츄르 딱 2봉만 있었다. 허겁지겁 먹는 녀석들을 보며 준비성 없었던 것을 반성했고, 아쉽게 우는 목소리가 너무 애기여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다시 갔을 때는 사료도 준비했는데 올라가는 길에는 녀석들의 흔적을 볼 수 없어 우리가 만났던 그 근방 숲 안쪽에 사료를 놔두었다. 하산길에 사료를 놔둔 곳을 확인하니 1 봉지는 싹 없어졌고, 1 봉지는 절반정도 없어져 있었다. 누군가가 맛있게 먹었겠구나 생각하니... 그게 호랑이들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사료 놔둔 것을 회수하며 간식 외에 사료도 종류별로 챙겨놔야겠다 다짐했고, 집에 오자마자 등산 가방에 챙겨두었다. (하지만 이 뒤에 간 관악산에서는 호랑이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다시 찾은 도봉산에서 처음 만난 호랑이들은 못 만났지만... 엄청 많은 호랑이들을 만났다. 다들 어찌나 애교쟁이들인지... 건강하게 잘 지내면 좋겠다. 사람에 대한 경계를 많이 풀지 않기를 바라고...
마당바위.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올라오는 길에 입이 꽤나 거친 청소년 2명(고등학교 1학년 쯤?)을 계속 마주쳤는데... 이 청소년들은 슉슉 올라가고 늙은 나는 마당바위에서 꽤나 늘어져있었던 탓에 신선대를 향해 올라가는 길 중간에 내려오는 그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추석 연휴 오전인데 친구와 함께 산에 오는 모습이 뭔가 건전하게 느껴져서 입은 거칠어도 내적 친밀감이 쌓였는지... 보자마자 앗! 그 청소년들이다. 라고 큰 소리로 말해버렸고, 선두에 서서 내려오던 곱슬머리가 아는 척을 해주길래 냅다 물었다. 많이 힘들어요? 라고... 역시 청소년! 네. 많이 힘들어요. 라고 대답해주더라. 말 안해줘도 알 것 같았다. 친구는 꽤나 뒤에 헉헉거리면서 내려오고 있었기에...
신선대에 다 와 갈수록 시야가 트이면서 엄청 멋진 바위들을 볼 수 있었다. 감탄과 함께 사진도 천천히 찍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많아서 줄을 서서 천천히 기다리며 올라갔기에... ㅋ
드디어 만난 신선대.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봉우리들이 너무 멋있었고, 그 봉우리 중 하나에서 로프를 묶고 뭔가를 하던 2명의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나도 하고 싶다. 암벽 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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