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곳

당일치기 한라산 가능?!

쫌~ 2023. 10. 21. 13:16

2023.10.8.일요일. (10.9 한글날 쉬니까 도전을 외쳤는데... 다녀와서 생각하니 무모한 도전이었다. 😭)
집-차-차-비행기-차-산-차-비행기-차-차-집
보통은 하산하여 주차장에 들어서면 😁 기분이 엄청 좋은데 관음사 주차장이 가까워질수록 🙀아직 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러 가서 다시 차를 2번이나 더 타야지 샤워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점점 지쳐갔다. 당일치기는 정말 권하고 싶지 않다. 
새벽4시에 집에서 출발하여 김포 공항 도착. 6시 15분 비행기. 이 새벽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있다니... 한 5년만에 밟아보는 공항은 마냥 설레이게 했다. 눈 뜬지 얼마 안되어서 뭐가 넘어가지는 않았지만 오래 걸어야하니 먹어둬야겠다는 마음으로 김밥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너무 맛있어서 한 줄 순삭. 한 주 내내 감기 기운이 있어서 좀 걱정이었는데 걱정이 무색한 입맛!

착석하자마자 자기 시작해서 도착하기 전에 자연스럽게 일어남. 그닥 갑갑하지 않았는데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공간이 너무 갑갑해서 힘들었다. 잠도 안오고... 이제 나이 들었는가봄. 
한라산 등반 코스: 성판악 코스로 올라가서 관음사 코스로 내려옴. 

한라산 등반을 위해 새롭게 장만한 모자. 보자마자 토마스에게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5분만에 결재! 아니나 다를까 너무나 찰떡같이 잘 어울림. 

출발 시간이 늦은감이 있어서 마음이 조급했다. 좀 일찍 움직여서 여유롭게 쉬엄 쉬엄 오르면 훨씬 좋은 컨디션으로 등반할 수 있을 듯. 미래의 나에게 다시 한 번 고한다. 최소 1박 2일은 되어야 한다!! 당일치기는 안되니 정신차리도록!!
날이 흐려서 올라가는 내내 시원하고 좋았다. 그래도 정상에 도착하면 잠깐이라도 날이 좋아지지 않을까? 라는 기대로 슬슬 올랐다. 중간 중간 고도를 알려주는 인위적인 돌마저도 귀여웠다. 딱 1000미터까지는...

속밭 대피소까지는 무난하게 걷기 좋은 길이 이어졌다. 날이 흐려서 덥지도 않았지만 걷기 편한 길을 걸으면서도 30분이 지나니 더워지기 시작해서 티 하나만 달랑. (Rab의 포스티 너무 좋았다. 한겨울에도 땀으로 티셔츠가 흠뻑 젖는데 집에 돌아올때까지 티셔츠 색이 변한 곳이 없었다. 너무 마음에 들어서 반팔도 구입 예정) 토마스에게 너무 잘 어울리는 모자(흡족😁)

시간이 촉박해서 마음 놓고 편하게 쉬면서 오르지 못하니 점점 지쳤는데 중간 중간 고도표시석을 찍으면서 숨도 돌리고 핑계김에 쉴 수 있어 좋았다. 하산할 때, 관음사코스의 귀엽고 인위적인 고도표지석을 찍고 싶었는데 😤 무르팍이 너어무 아파서 사진 찍을 여력이 없어 아쉽.

정상에 다가갈수록 안개가 잔뜩 끼어서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걸을 수 있었다. 백록담을 볼 수 있으려나 우려가 되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제한 시간 안에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 늦은 출발 시간 덕분(?)에 오르는 내내 다른 등산객들을 만나지 못했는데 진달래밭 대피소에 엄청 많은 사람들이 있어 놀람. 신기한 일은 어느 산에서건 갑자기 그 많던 등산객들이 한 명도 안보이는 순간이 생긴다는... ㅋㅋ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우루루 같이 움직였는데 어느 순간 또 덩그러니 혼자 걷는 구간이 생겼다. 안개까지 자욱하니 뭔가 더 신비한 느낌. 

반지의 제왕에서 봤을 법한 바윗길에서는 비바람이 너무 쎄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 정상석 사진 줄은 너무 길어서 보자마자 포기. 백록담은 저 너머 어딘가에 있겠거니... 다음을 기약하며. 안경 쓰는 사람의 비애. 안경이 뿌옇게 되어서 안경을 쓰고는 뭐가 보이지가 않더라. 안경을 벗어도 안보이고... 으그으그

하산 코스는 관음사로. 관음사 코스에도 귀여운 고도표지석들이 빼꼼 빼꼼 자리하고 있다. 하산하면서는 오른쪽 무릎이 아파서 뭘 봐도 사진 찍을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데... 성판악 코스에서 보지 못했던 멋진 풍경들이 많이 있었다.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인데 갑자기 안개가 뒤덮이기도 하고 화-악 걷히기도 하고. 

한라산은 꼭 다시 가고 싶다. 백록담을 못 봤으니 핑계도 얼마나 좋은가. 다시 갈 때에는 어느 코스로 올라가고 내려갈지 매번 생각하는데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다. 성판악 코스는 워밍업을 하며 오를 수 있어 오르는 길이 힘들지 않다. 주변에 보이는 것들이 계속 비슷해서 조금 지루했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관음사 코스는 계단이 꽤나 많았다. 그 계단들을 오르는 길에서 만나게 된다면 🙀 성판악 코스보다는 더 다채로운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날이 밝을 때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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