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곳

계곡이 유명해서 유명산?!?!

쫌~ 2023. 12. 14. 13:41

10월에 한라산에 다녀와서 옴팡 아픈 이후로 등산이라고 부를만한 움직임 없이 가을을 보냈다. 유난히 따스했던 주에 이제 어느 정도(라고 말하지만 2달째 기침과 가래, 코막힘을 동반하고 있다는) 몸도 회복되었고 안 추울 때 산에 가보자 싶어서 찾은 유명산. 경기도 가평. (완전 비싼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통행료에 깜짝 놀랐지만 1시간 정도의 이동시간에 대만족) 근처 용문산도 후보에 있었는데 누군가가 욕문산이라고 후기 남긴 것을 보고… 일단 좀 더 내공을 쌓아서 가야겠군. 바로 마음을 돌렸다. 

국립이 붙어 있으면 정비가 참 잘되어있다. 안내판과 지도가 곳곳에 있고 위험한 곳은 표지판도 잘 되어 있다. 동절기에는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고 주차비만 징수된다. 주차장도 엄청 넓다. 처음에는 주차장이 뭐 이리 넓은거지 했는데... 하산하면서 계곡을 보니 주차장이 넓은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코스: 1-2-3-4(정상)-3-15(산책로)-8(산책로)-7(산책로)-7-1
아니 박쥐소까지 가는 길은 산책로라고 적혀있어서 가볍게 걸을 생각으로 들어섰는데... 길도 좁고 가파르고... 이게 산책길이라고??? 엄청 궁시렁 궁시렁 거리면서(둘이 산책하러 왔다가 하나 버리고 돌아가도 모를 것 같은 길인데... 섬뜩한 산책길 아니냐며...) 걷다가 박쥐소를 보자마자 계곡 보러 오길 너무 잘했다며 즐겁게 걸었다. 사람이 참 간사하다. 

주차장에서 포장길을 따라 조금 걸어올라가면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낙엽이 두툼하게 쌓인 길을 걷다보면 이내 가파른 길이 나타난다. 올라갈 때는 좀 가파르다 싶었는데 내려오면서 보니까 경사도가 꽤 심하더라. (유명산 등산 전에 찾아봤던 블로그에서 경사도 15도 정도의 적당하게 완만한 경사가 어쩌고를 봤는데... 이게 15도라고?? 경사도를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는 정말 거르고 또 거르고 걸러 봐야 한다.)

수종이 바뀌는 구간이 있다. 침엽수림을 지날 때 밟히는 폭신함이 너무 좋다. 겨울에도 좋은데 푸르름이 한창일 여름에는 얼마나 시원하고 좋을까?  

정상에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뭐 엉덩이 붙이고 잠깐 앉아있을 만한 공간을 찾기도 어려웠다. 이런 경사가 15도라고? 날은 따스했지만 땅이 젖어있어서 미끄러운 곳이 많았다. 내려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 지난여름에 스틱도 구입해 놓고는 집에 모셔두고 주차장에 도착해서야 아! 스틱!!!

계곡길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넓고 큰 돌들과 멋지게 퍼져있는 이끼들. 수량이 엄청 풍부해서 겨울 산 계곡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 여름에는 얼마나 시원하고 멋있을까. 물이 엄청 맑아서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도 물속이 다 들여다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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