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고픈

신화로 읽는 여성성 She

쫌~ 2024. 6. 29. 21:27

신화는 심리학적 통찰을 위한 풍요로운 원천이라고 한다. (인류 초기의 근원적인 표현에서 인간심리의 기본적인 패턴을 파악한다면 오늘날 인간심리를 이해하기 쉬워진다. 오랜 세월 전해져 내려오는 신화는 특정 개인에게만 의미를 지니는 이야기들은 자연스럽게 보편적인 주제를 지니는 이야기들만 살아남게 된다. pp.7-8 ) 여성의 심리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신화가 프시케와 에로스 신화라고 한다. 이 책은 프시케와 에로스 신화(feat.아프로디테) 속에서 프시케의 여정을 통하여 여성성을 찾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프시케와 에로스 신화이지만 아프로디테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아프로디테와 프시케 둘은 닮은 듯 하지만 다르다. 아프로디테는 원시적 여성성을 상징하는데 모든 여성은 내면에 아프로디테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내면의 원시적 여성성과 만나게 되는 경우 1)그 힘에 압도되어 감격하고 무조건적으로 숭배하거나 2)산산이 부서져 버리거나 3)새로운 차원의 여성성으로 읫기의 진화를 이루는 것(프시케처럼)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고 한다. (pp.15-16)

 현대 여성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갈등은 자신의 아프로디테적 특성과 프시케적 특성 사이에서 일어나는 충돌이라고 볼 수 있다. 여성들이 이런 과정을 이해한다면 자신의 마음속에 갈등이 일어날 때마다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 갈등의 실체를 아는 것만으로도 이미 새로운 의식의 탄생을 위한 여정에 서게 되는 것이다. pp.20-21

에로스와 프시케의 만남. 그들이 초기에 보여주는 관계성은 아내가 자신의 의식발전을 위한 질문을 하지 않고 그저 자신에게 순종하기만을 바라는 가부장적인 결혼형태이다. (p.38) 

 어떤 이유에서건, 여성의 내면에 존재하는 프시케는 짧은 시기나마 이런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시기 여성은 남성에게 완전히 복종한다. 이것은 원형적인 차원이라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결코 이곳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되지만 잠시의 경험은 필요하다. p.38

낙원은 반드시 사라진다는데... 프시케가 누리던 낙원에서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게 하여 낙원을 사라지게 하는 존재는 두 언니이다. (p.42) 프시케의 두 언니는 불평과 잔소리를 늘어놓는 존재이면서 프시케의 의식을 일깨워주는 존재이다. 의식의 발전(성장)은 큰 대가를 지불하기도 한다. (pp.45-46)  

 융은 진화를 향한 요구는 그림자로부터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 신화에서 드러나는 언니들의 이미지는 별로 사랑스럽지도 않고 일상을 살아가는 현실적인 여성을 대변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프시케의 그림자로서 프시케의 의식을 진화하게 만든다.  pp.49-50

여성이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두 가지 상징물인 칼(냉철한 이성, 식별, 판단, 분리)과 등불(위협적이지 않고 잘 보존된 빛으로 빛은 의식의 상징이자 그것을 보유하는 여성의 능력)은 프시케와 에로스의 관계의 변화를 가져오는 물건이다. 에로스가 프시케를 무의식 상태에 머물도록 통제했듯이 여성은 일생에서 일정 시간 동안은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남성(아니무스)의 지배하에 살아간다고 한다. (p.52) 수많은 여성들은 내면적인 남성성인 아니무스가 자신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일상에서 경험은 하지만 인식하지는 못한다고 한다. (p.53) 하지만 일단 자신의 아니무스를 알고 나면 아니무스는 더 이상 그 여성의 심리를 지배하지 못한다. 그때부터 아니무스와 관계가 시작되기 때문인데 일단 관계가 시작되면 더 이상 아니무스에게 끌려가지만은 않기 때문이란다. (p.53)

현대 여성은 질문을 하고, 등불을 들고 자신의 의식의 확장을 끊임없이 주장한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귀중한 상징이 바로 ' 두 언니가 제안'한 곳에 등장한다. 프시케는 '등블과 칼'을 준비하라는 조언을 받는다. 만일 여성이 자기 안의 빛과 칼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깨닫는다면 살아가는 동안 굉장히 유용할 것이다. p.54

(이 책의 대부분 정확하게 이해는 못했지만 어렴풋하게 더듬거리기는 했는데 이 부분은 아직도 잘 이해가 안된다.) 여성은 등불은 사용하되 칼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칼은 명쾌한 식별을 위해서 개인적인 용도로만 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p.55) 등불은 남성의 가치를 비추어 드러내 주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p.56)

 남성은 아무리 용기를 잃게 되더라도 그를 바라보는 여성이 있다면 존재감을 회복할 수 있다. 남성의 심리에는 특히 빈 공간이 존재하는 듯하다. 남성들은 대부분 여성. 아내나 어머니로부터 가장 심오한 자기가치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된다. 의식이 높은 남성이라면 자신의 아니마로부터 호가신을 얻을 수 있다.  pp.56-57

 남성이 자기 내면의 여성성을 발견하고 내면의 여성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면 일상에서 만나는 여성에게 덜 의존하게 된다. 남성은 잘 드러내지는 않지만 항상 여성을 갈망하고 있다. 만일 여성이 남성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을 주고 싶다면, 그리고 진정으로 남성의 갈망을 채워주고 싶다면 그 남성이 자신의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p.60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을 진정으로 알아가는 것이고,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에 대해 감사하는 것인데 우리는 늘 투사를 하면서 살아가기에 투사를 걷어내야 그 사람 자체를 볼 수 있다고 한다. (p.63)

 나의 주장은 오늘날 우리가 신의 관채나 절대적인 힘을 체험하는 심오한 종교적 만남을 '사랑에 빠질 때' 겪게 된다는 것이다. 사랑에 빠질 때 우리는 '신 체험'을 하게 된다. p.71

 이 딜레마를 해결하는 최선책은 모든 것을 멈추고 가만히 있는 것이다. 고요함이 필요하다. 프시케가 시도하는 것이 바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멈추는 것이었다. p.72

 프시케는 자신이 지닌 근원적인 여성성에 기대게 된다. 그녀는 아프로디테를 찾아가 과제를 받는다. 이 과제는 프시케의 내적 발전, 즉 진화의 단계에 따라 수행해야 할 것들이다. p.74

 에로스를 외부의 남성이 아닌 여성의 아니무스로 바라보자. 에로스가 낙원에서 프시케를 잡고 있는 이미지는 무의식의 아니무스에 사로잡힌 상태라 할 수 있다. 이 상태는 프시케가 의식의 등불을 켤 때까지 지속된다. 등불을 켜들자 아니무스가 내면의 세계로 되돌아가 버린다. p.79

 여성이 진화하기 위해서는 무의식의 우세, 즉 남성적인 요소에 대해 복종적이던 태도를 버려야 한다. 무의식의 남성적인 요소는 가끔씩 여성이 외부세계와 맺는 관계를 부정적으로 통제한다. 여성이 진화하기 위해서는 아니무스가 의식적 자아와 무의식의 내면세계 사이에 중재자로 활동하여 여성의 진화를 도와야 한다.  p.79

 프시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만히 앉아서 기다린다. 남성은 이런 경우 주머니에서 칼이나 다른 무기를 꺼내서 말이나 차에 올라타고 밖으로 나가 뭔가를 한다. 여성이든 남성의 아니마든 여성적인 방식은 자기 내면에서 수단과 방법과 용기를 찾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p.82

프시케의 모험(feat. 아프로디테)
1. 분별(개미)
 불가능한 임무를 맡은 프시케는 고요히 그 자리에 앉아 기다린다. (p.90) 

씨앗을 골라내는 특질은 여성 내면의 남성성인 아니무스의 메아리다. 그러나 여성은 이런 기본적인 법칙을 기억해야 한다. 차갑고 건조하고 고도로 분화된 능력은 자기 내면에 존재하는 아니무스의 기능인데, 이 아니무스가 의시과 집단 무의식을 연결한다. p.93

 여성의 여성성 혹은 남성의 아니마는 무의식에서 유입되는 물질을 분별하여, 적절하고 질서 정연하게 의식으로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 문화에서 간과해 온 위대한 여성성의 기능이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의식 붕에 남성성에 속하는 요소는 주로 외부세계를 다루고 있다. 반대로 여성성에 속하는 부분은 주로 내면세계를 다룬다.  pp.94-95

2. 바른자세(숫양)
 황금양털을 획득하는 방법은 남성과 여성이 다르다. 

 프시케 신화는 여성이 남성들처럼 힘의 게임을 하지 않고도 자신에게 필요한 남성성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 주고 있다. 프시케의 방식이 훨씬 부드럽다. 여성이 남성적인 힘을 휘두르기를 원한다 해도 남성적인 방식으로 힘을 얻을 필요는 없다. p.104

 여성은 여성적인 방식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남성성을 가질 수 있다. p.105

3. 스틱스 강(독수리)

 내가 알고 있는 여성들은 거의 대부분 강을 향해 똑바로 걸어 들어간다. 그리고는 강물의 힘에 압도당한다. 이 여성들은 너무 바쁘게 산다. 이것을 공부하고 저것도 하고 차를 빌려타고 이러저리 다닌다. 대형 프로젝트를 다루고 자신이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뛰어다닌다. 이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멈춰서는 고요함이다. 삶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더라도 하나씩만 택하여 한 번에 크리스탈 잔 하나를 들고 그 잔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그 잔을 잘 채워야 한다. 그런 다음 다른 것으로 옮겨 가야 한다.  p.114

4. 지하세계(미궁)

 이 여정에서 프시케가 가장 먼저 배워야 하는 것은 지나친 관대함을 표현하지 않는 것이다. p.118
 이야기 초기의 프시케는 사랑스럽고 순진한 여성이다. 신탁에서 요구하는 새로운 삶이나 성장 혹은 진화를 해나가기 위해서 소녀로서의 프시케는 죽어야 한다. 자신의 아름다움과 순진함과 순수함에 매료된 나르시스적인 그녀는 죽어야 한다. 그래서 추하고 어두운 측면의 자신과 개발되지 않은 자신의 잠재력을 다 포함하는 삶의 복잡성을 이해해야 한다. p.127 (feat. 페르세포네)

 프시케는 이미 세 과제를 수행했다. 각 과제를 수행하면서 얻게 된 힘을 동화해가면서 점차적으로 더 복잡하고 철저하게 의식적인 자기이해를 향해 나아간다. 마침내 프시케는 개성화, 전일성, 그리고 완전함을 향한 마지막 과제를 수행한다. 이 과제는 항상 무의식 혹은 지하세계로의 추락을 요구한다. 지하세계의 여정은 의식적인 자기 통제가 가능할 정도로 준비된 단계에서만 시도할 수 있다. p.129

 조이는 여성의 가슴에서 투러나오는 선물이다. 여성의 최대의 특권은 바로 조이를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다.  p.133

책의 두께가 얇지만 쉽지 않다. 쉽게 읽히지만 내용이 둥둥 떠다닌다. 이번에 나에게 의미가 있었던 것은 기다림이다. 멈추어서 고요하게 기다리는 것. 내가 가장 못하는... 하고 싶어하지 않는 방법이다. 하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기다리는 중이다. 멈추어서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