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고픈

어서와. 여름

쫌~ 2015. 7. 10. 15:04

본격 더위가 시작되고...

나의 여름 맞이도 시작되었다.

 

 

 

 - 데드맨: 가볍게 읽을 수 있음. 쓱쓱 읽히고, 캐릭터가 한 번만 사용하기에는 아깝.

 

 - 신드롬 E: 영화 보는 것 같았음. 정신전염(킹스맨의 교회 장면이 겹쳐짐). 책의 마지막 장이 압권. 샤르코랑 언벨 시리즈 2권을 기다림. 

 

-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처음 몇 문장으로... The Story 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몇 장이 넘어가자...이내 은교? 

                                     이 작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 재미있다. 뻔히 알 듯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때마다 새로운 사건으로 인도하는 단서를 던져주거나, 사건에서 인간 관계로, 미국이라는 나라의 요즘 관심사로, 시선을 끌어간다.

                                     읽는 내내 주위 사람들에게 읽기를 권했다. 너무 재미있어서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기에...

                                      아.. 맙소사... 재미있다. 끝내주는 반전이 있는 것도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가 있음도 아니지만 조엘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썩 재미지다. 마지막 감사의 말 페이지!!! 최고의 페이지이자 책의 마무리 페이지로 손색이 없음.

                                      아.. 맙소사... 심지어 펜을 찾아들고 노트에 글을 끄적이고 싶은 충동을 불러왔다.

 

 1부 74-75쪽

  좋은 성적과 공로상, 그리고 추천서로 무장하고 졸업하게 된 나는 여러 대학중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운명적인 순간을 맞았다. 어느 날 오후, 침대에 누워 세 군데 학교에서 온 합격통지서를 바라보았다. 하버드, 예일, 그리고 매사추세츠에 있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작은 대학 버로스였다. 나는 주저 없이 버로스를 택했다. 큰 대학에 갔다가는 나를 포장해주는 '걸물'이라는 꼬리표를 잃게 될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하버드나 예일에 가는 것은 말하자면 높이뛰기 봉을 너무 높이 올리는 것과 같았다. 전국에서 모여든, 만족을 모르는 엘리트들 틈에서 버둥거리며 그들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꼴을 지켜봐주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버로스의 '명예의 전당'은 다가가기 훨씬 쉬울 터였다. '걸물'은 위험한 일에 발을 들여놓아 추락하기보다는 계속 '걸물'로 남고 싶었던 것이다. 그 점에서 버로스는 완벽했다. 그 속박한 캠퍼스에서라면 내가 분명히 빛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1부 103-104쪽

  "걸물. 인생에서 더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젊은이. 해리를 만나기 전까지 내가 그랬어. 해리가 나한테 작가가 되는 법을 가르쳐줬지. 쓰러질 줄 아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쳐줬고."

  ...

  "그렇지 않아. 작가로 태어나는 게 아니라 작가가 되는거야."

 

1부 126쪽

  그는 낮에는 나의 문학 선생이었고 저녁이면 그냥 해리였으며, 월요일 저녁에는 권투 파트너였고, 일이 없는 날 오후 작가가 되는 법을 가르쳐줄 때는 친구이자 스승이었다. 특히 마지막 일, 그러니까 작가 수업은 토요일마다 이루어졌다. 우리는 캠퍼스에서 가까운 간이식당에서 만나 책과 종이를 펼쳐놓을 수 있는 커다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았다. 그는 내 글을 읽으며 조언을 해주었고, 나로 하여금 계속 다시 시작하고 또 써놓은 문장들을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들었다. "좋은 글이라는 건 없네. 그저 이전보다 덜 나쁠 뿐이지."

 

1부 423쪽

  "나도 마찬가지요. 내가 아는 거라곤 오직 인생이란 선택의 연속이고, 일단 선택을 했으면 제대로 해내야 한다는 것뿐이지요."

 

1부 436쪽

  놀라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녀는 복도에서, 거실에서, 테라스에서 계속 춤을 추었다. 너무도 행복해했고, 행복에 겨워 춤을 추었다. 이어 그녀는 테라스의 테이블을 준비했다. 이슬을 닦아내고, 식탁보를 펼쳐 깔고, 만년필과 공책과 원고를 놓고, 종이가 날아가지 않도록 눌러둘 바닷가 조약돌도 가져다놓고, 해리가 일할 준비를 마쳤다. 그런 다음에 커피와 와플, 비스킷, 과일을 가져오고, 의자에 쿠션을 받쳐놓고, 최상의 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됐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그가 글을 쓰기 위해 자리를 잡으면 놀라는 집안일에 전념했다. 청소를 했고, 먹을 것을 준비했고, 필요한 모든 것을 챙겼다. 그는 글 쓰는 데만 집중하고 다른 것에는 일절 신경쓰지 않을 수 있었다. 오로지 글만 썼다. 그리고 그가 원고를 써나가면 그녀가 그것을 다시 읽고, 교정을 보고, 집에서 가져온 레밍턴 타자기로 정서를 했다. 그녀는 진정 그 어떤 비서보다도 열정적이고 헌신적으로 일했다. 이 모든 일이 끝난 다음에야 비로소 해리 곁에 앉았는데, 그나마도 혹시 방해가 될까봐 바싹 다가앉지는 않았다. 그저 옆에서 그가 글 쓰는 모습을 행복한 얼굴로 지켜볼 뿐이었다. 놀라는 해리 쿼버트의 아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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