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여행을 준비하며 습관적으로 들어가 본 인터넷 서점에서 처음 본 작가의 책
이 여름 가장 뜨거운 책이라기에 궁금했으나 단편이라는 것과 처음 접하는 작가이기에 장바구니에 조차도 넣지 않았다.
바쁘고 버거운 스케쥴에 시달리니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던 차에 이 여름이 가기전에 그 핫하다던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관에서 예약하고 2주 뒤에 빌려 볼 수 있었던 책.
야경 / 사인숙 / 석류 / 만등 / 문지기 / 만원
#1. 야경
... 미키는 분명 경찰에 맞지 않았다. 나는 그 녀석을 제거하는 게 동료들을 위한 길이라 믿었다. 그리고 미키는 죽었다.
가와토도 경찰에 맞지 않는다. 그 녀석은 언제가 반드시 문제를 일으킨다. 하지만 나는 더이상 부하를 죽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미키도 가와토도 죽었고, 그 죽음에 대한 가책과 책망은 그의 몫이 된다.
그는 자기 직업을 좋아했고, 직업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보다 관심이 많았을 뿐인데...
사건의 이면에 대한 이야기보다 주인공의 이야기가 더 흥미로웠다.
#2. 사인숙
...하지만 나는 '일반적이지 않은 일'이 '일어날 리 없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배우지 않았던가?
어떤 일이든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런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다 보면 기우에 빠진다. 합리적으로 생각해서 거의 있을 리 없는 일은 무시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길도 다닐 수 없다...
그렇다.
그의 사고 과정은 지극히 일반적이고 합리적이다. 이렇게 사고하도록 교육받았고,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로 타인의 처지와 생각을 판단하는 일이 얼마나 큰 상처이고 어리석은 일인지 몸으로 알게 되어도
또... 그 상식이라는 것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도 일상인 세계도 존재한다.
#3. 석류
무서운 것이 아니라 싫다.
#4. 만등
대반전. 평범한 회사원이 살인을 행하게 되는 과정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지만 그럴듯한 연결고리들이 재미있었다.
#5. 문지기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친절하게도 작가가 처음에 단서를 흘려준다. 피해자들 사이의 연결고리가 없다는...하지만 그가 깔아놓은 괴담이라는 것에 홀려서
저 단서는 신경도 쓰지 않고 읽어내려가다
코난이나 김전일같은 탐정 만화처럼 뒤에가서 자기만 아는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는 재미없는 구성조차도 나쁘지 않았다.
할매보다 선배가 더 무서웠다.
#6. 만원
족자를 지키기 위한 한 수.
슬픈 이야기였다. 그 똑똑한 여인이 살아갈 수 있는 삶이 고작 저정도라니...
프리다 칼로 전시회에 다녀왔던 후배의 선물. 자석 책갈피에 그려진 그림은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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