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좀 서투르다라며... 생각읕 표현하는 것이 마음을 드러내는 것보다 익숙한 편이라고 머쓱해하며 이야기를 했지만 원래 그런 사람인가라는 말에는 동의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반박하기가 쉽지 않더라. 누군가가 보여준 마음에 내 마음을 드러내는 일이 뭐가 어려웠던 거냐.
좀 부끄럽기도 하고 약점(약점이라는 단어가 맘에 안들지만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어서 일단 적어봄)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날 숨길수있는 장치가 없는 듯한 그냥 벌거벗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꾸며댈수 없는 상태가 되는 (표현의 한계가 있어 답답한데 한편으로는 안도감이 있음)
기쁘다는 것도, 좋아한다는 것도, 설레인다는 것도, 화가 났다는 것도, 실망했다는 것도, 상처받았다는 것도, 슬프다는 것도 명확하게 표현하고 싶지 않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라고 이야기하지만...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실은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지만 한편으로는 아니기도 하다. 뭔가 다 보여주게 되면 도망갈수가... 헐. 책임 운운하며 화를 냈는데 세상 책임감 없는 생각이네.
인간나부랭이가 무슨 책임감을 운운하는건지. 그저 자기에 대한 책임감만 갖고 살면되는거 아닌가? 진정으로 타인을 위함이 가능한건가? 타인에 대해 어떤 마음까지가 진심일까? 진심이 타인에게도 유효한가? 진심이 없는데 무슨 책임까지...
미친듯이 뻗어나가던 생각의 가지들을 이제는 다 쫓아가지 않게 되었다. (쉽지는 않지만) 그 가지들이 어디서 나오는건가를 보고 싶어서 생각을 따라가지 않고 잠깐 멈추고 나를 보는 연습을 하는 중인데... 아니 딱 무슨 행동명령이 단계별로 주어지면 좋겠구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남들이 몰랐으면 하는 것이 뭐가... 아니. 왜? 날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 뭘 보고 그렇게 판단했을까? 내가 불안을 이야기할 때 아니라고 백 번 대답해서? 내 이야기에 그렇게 접근했던 사람이 아니었다. (생각이 뻗어나가는 것은 내가 어찌 못하는 것이니 냅두고... 집중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니)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는가? 타인이 인정하는 사람이고 싶은가?
왜...아니 어떤 상황에서 꾸며대지? 어떻게 보이고 싶은건가? 뭘 보여주고 싶고 무엇을 감추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