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사람이었지. 세상 가장 신뢰했다고.
그 입에서 나오는 말. 한 조각도 의심하지 않고 다 믿었다. 세상 다 의심해도 의심한적이 없다.
컴퓨터 하드도 맡길 수 있고
장례식도 맡아주면 좋겠고
같이 늙으면 좋겠고(함께 늙겠다는 것이 아니라 늙어가는 것을 보고 싶다는 것)
아... 개운하다. 말하고 싶었는데 넘 가볍게 흩날릴 것 같아 내 맘에만 잘 담았다가 써본다.
좋은 밤.
말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의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모든 약속을 다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약속의 무게를 감당하고 지킬 수 있는 것은 신외에는 없다.
그렇지만 약속의 동기를 알수없기에 행동으로 평가하고 비난할수도 없는 것이다.
신이 아닌데
왜 철떡같이 믿었을까?
저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 나에게 뭐가 좋아서였을까?
의지할 수 있어서? 뭘 의지했지? 어떤 결정을 내리는 순간에 내 판단이 미심쩍을 때, 늘 찾았다. 가장 신뢰하니까. 똑똑이이기도 하고 나를 상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믿었으니까.
왜 니가 하는 사고의 과정이나 니가 하는 이야기에 의심을 품지 않았을까? 니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그냥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그대로 믿어버렸다.
그저 믿고 싶은 대상이 필요했었다면 그게 네가 아니어도 상관없었던 것이라면 종교에 몰두했어야 하는 것인데. 아니면 다른 누군가들도 있었을텐데... 왜 하필 개새 너였을까?
네게 던져버린 내 것이 뭘까? (솔직히 이 정도로 힘든거면 네가 나에게 엄청 중요한 도구였던지 아니면 네가 무슨 주술이라도 걸어둔거라 해도 믿겠다.)
비난받지 않을것이라고 알고 있다고 나를 전부 보여줄 수 있는 용기가 나오지는 않는다. 엄청 용감한 사람이다. 네가 나를 비난하지도 버리지도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솔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왜 말하지 못했을까?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할까봐? 넌 아니었을텐데 내가 날 그렇게 생각했나보다.
착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