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곳

비 온 뒤 산책(아차산, 고구려 대장간 마을)

쫌~ 2022. 8. 3. 18:57

어젯밤에 이어 오늘 오전까지 비가 엄청 내렸다. 계획대로라면 아침에 청계산을 가려고 했었는데... 오후에 비가 그친 듯 보이길래. 검단산에 가려고 나섰는데 나가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급 아차산으로 변경. (무중력 공간에 마음을 던져 둔 기분이어서 뭐라도 해야만했다.)
장신대 교내를 가로질러 북문으로 나가니 아차산생태공원이 바로 나왔다.
생태공원으로 들어가서 바위길로 올라가니 바로 고구려정이 나왔다.

여기 길인가? 라는 의문이 들때. 여기 길 맞아. 라고 알려주는 표식. 사람들의 바람들. 나도 내 마음에 소원 탑이 있었다. 보고싶다는 말이 나오려고 할 때마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을 때마다. 말 하지 않고 쌓아두었다. 더 이상 쌓을 곳이 없을 때 말하곤 했는데... 만다꼬...

고구려정까지

중간에 한참을 주저앉아서 바람도 쐬고 음악도 듣고 새도 보고... 그래서 기록이 다 끊김. 오늘 들었던 노래 중에...지금 나랑 도망가자... 라는 가사가 있었다. 같이 도망가고 싶은 사람이고 싶었는데 그냥 도망가고 싶은 사람이었나보다 라는 생각에 뭔가 씁쓸했지만... 뭐 도망처가 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다가...  나 지금 도망처가 되었구나... (도망처가 되어주고 싶지만 그러기 싫기도 하다.)

계획없이 산책으로 올라 온 길이어서 정상까지만 갔다가 빨리 내려가기로 했다.

안가봤던 길로 내려왔다. 벌레들 때문에 숲은 싫은데... 숲냄새가 맡고 싶어서 모기와의 싸움에 자발적으로 뛰어들었다.

내려오다보니 비가 많이 와서 길이 좀 미끄러웠지만 시원한 물줄기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감내할 가치가 있었다.

수건을 꼭 넣어 다녀야겠다. 발 담그고 싶었...

매번 지나다니면서 표지판만 봤는데 온 김에 구경한 고구려 대장간 마을.

산에서는 내 의지가 분명하게 보인다. 어떻게 할 것인가. 발을 어디로 내딛을 것인가. 핑계를 만들수도 없고 내가 책임져야해서 싫지만 좋다.
등산은 힘들고 좋지 않다. 여전히.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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