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곳

겨울 검단산(하남)

쫌~ 2023. 2. 26. 09:40

지난 여름 혼자 다녀왔던 검단산을 여기 저기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올랐다. 여름의 검단산은 시원한 숲 속을 걸을 수 있었지만 끝없는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또 가고 싶은 산은 아니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 갔던 예봉산이 오르막 지옥과 무한 내리막의 아찔함을 떠오르게 했었고... 하지만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산의 초입이라는 끝내주는 접근성!! 주말 조금 늦은 시간에 갔더니 주차장(현충탑 노상주차장)이 만차여서 한 대 빠지면 한 대 넣어주고 이런 방식. 많이 기다리지 않았다. 여럿이 함께 움직이니 주차를 기다리면서도 그닥 짜증나지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등산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던 시간들. 결국 다른 일행들에게 검단산 에비 에비를 외치는 사람이 되었는데...

현충탑 오른편으로 Go. 현충탑 - 곱돌약수터 - 정상(현충탑 코스) - 전망 바위 - 유길준묘(유길준묘 코스)로 하산. 숲 길을 걷을 수 있는 검단산은 겨울에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여름이 더 좋았다. 

숲 길을 걸어 올라가면 헬기장까지 한 두번 전망을 볼 수 있는 곳들이 있다. 작은 돌들이 있는 오르막은 정말 별로입니다. 😤

땅이 얼었다가 녹으면서 진흙길이어서 등산화가 엉망진창. 지난 예봉산때보다는 길이 괜찮았는데도 바지와 양말도 엉망 엉망. 헬기장을 지나면서 계단이 쭈우욱. 보통 산에서 만나는 계단은 참 싫은데... 계단이 반가운 산. 돌길 보다는 계단이 좋음. 누군가 벗어 둔 옷. 저 마음 완전 공감. 지난 인제 자작나무 숲에서 나는 가방을 걸어두고 걸었던 기억이 있어 반가움에 한 컷! 😅

자잘한 돌길과 큰 돌길과 나무 계단길을 오르다보면... 정상에 도착. 지난 여름엔 갈림길에서 조금 더 걷더라도 덜 가파른 길을 선택했었는데 이번엔 더 짧은 길을 선택해서 걸었는데 지난 번보다도 힘들지 않았다. 체력이 늘기도 했을테고 이제 제법 산에도 적응이 되었을테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동행 무리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물론 저 앞에 가고 있어 뒷모습이 아슬아슬하게 보이지만 일행이 있어요! 

정상! 이번 산행에서 주목받았던 산악회 깃발. 

길 중간 중간 아직 얼음이 그대로인 곳들이 있다. 흙이 덮여 있어서 주의하지 않고 걷다보면 미끄러질 수 있다. 지난 여름에도 하산하는 중 미끄러져서 장갑이 찢어졌었는데 올 겨울에도 하산하며 저걸 보고 주의해야겠다고 말하면서... 말이 끝나자마자 미끄러졌다. 하지만 아주 안정적으로 착석. 그냥 계단에 앉으려고 하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 아주 자연스럽게 엉덩이로 충격을 받아냈다.

주구장창 내리막. 단지 경사도의 차이만 있을 뿐. 내리막의 향연!

혼자 올랐을 때보다 훨씬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즐거웠다.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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