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표지에 자극적인 제목(수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에 낚여서 도서관에서 들고 나온 책. 읽는 내내 시간이 아까워 죽을 뻔했다. 이 시간에 이런 글이나 읽고 있다니... 혹시나 그래도 하면서 끝까지 읽고나서 나의 결단력 없음을 자책하는 하루였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수학 교육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학부모(중요한 조건은 자녀의 수학 교육에 관심이 있지만 어찌해야할지 모르는데 저자를 알게 되고 저자의 책을 통해 그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가 유일하다고 이야기한다. 교육부, 공교육 관계자(초중고 교사, sns에서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인 양 떠들어대는 교사는 더더욱 비전문가, 교과서 집필진), 사교육 관계자(학원 원장은 학원의 이익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만 만들기 때문에 수포자를 양산하는데 일조하는 비전문가, 학습지 회사) 등 현재 우리 나라 교육 일선에 있는 모두를 비판(비판이라면 무슨 근거가 있어야하는데 저자의 근거는 오로지 하나다. "내가 20년가 가르쳐봤더니"이다. 물론 그의 자랑은 그 아이들이 인근 중학교에서 전교 1-5등까지 하고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깐다. 다 깐다. 처음에는 좀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한 우물을 오랜 시간 판 사람인데 뭐라도 배울 점이 있으리라는 생각에 찬찬히 계속 읽었다. 끝까지 뭐가 없다.
연산과 개념을 도구화하면서, 하루에 한두 문제라도 곧장 어려운 문제를 개념으로 하나하나 해결해 간다. (p.152)
위의 이야기를 계속 반복해서 한다. 물론 책에서 시원 시원한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문장들이 있다. 자신이 고안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는... 그리고, 세뇌 교육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고등학생 자녀는 논리적으로나 권위적으로나 설득시키기 어렵기때문에 어렸을때부터 고등학교에 가면 열심히 해야한다고 가스라이팅하라는 제안. 근래 20여년간 들었던 방법론 중에 가장 신선했다. 동기에 대해 연구하는 동서고금의 학자들을 무쓸모로 만드는 기막힌 방법.
결단력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오늘의 교훈) 태그로 분류하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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