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고픈

좋아하는 마음에 대한 첫 번째 고백. 이동진이 사랑한 모든 시간의 기록.

쫌~ 2024. 5. 29. 20:59

 덕질은 가장 순수한 마음(욕망)의 결정체가 아닐까? (아직 덕후의 대열에 들어가지 못한 머글 1인) 이 책의 진짜 제목은 파이아키아, 이야기가 남았다가 아니라 그 아래 적힌 이동진이 사랑한 모든 시간의 기록이다. 이동진이 오랜 시간 동안 마음을 쌓아 온 (마음이 있는 곳으로 지갑이 열린다고 했던가 ㅎㅎ) 더 정확하게는 에너지(시간과 돈과 노력)를 쏟은 것들에 대한 당당한(글에서도 뿌듯해하는 것이 느껴진다. 아마 친한 지인이라서 바로 앞에서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다면 너무나 부러워서 질투심에 한 대 쥐어박고 싶었으리라) 고백들.

 작은 보물 상자로부터 시작했던 이동진은 이제 자신의 수장고인 파이아키아에 이만가지 이야기를 채워넣었다. 세상에는 수집가와 수집가가 아닌 사람이 있다고 이야기하며 이동진은 자신은 모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이라고... 나 역시 수집가이니 언젠가는 나의 수장고를 갖게 되지 않을까? 나에게도 재미있는(이동진이 신나서 하는 이야기는 솔직히 나에게는 그다지 신이 나지 않았지만 그의 들뜬 마음이 궁금하고 즐거워서 함께 마음이 두둥실) 나만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나는 이미 나의 수장고 이름을 지어두었다. 수수가. 민수와 연수네 집이다. 수수가의 서가들은 나의 가슴 높이로 맞추려고 한다. 문제는 항상 돈! 

 파이아키아엔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글귀가 적힌 나무판이 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라는 문장이다. 이 모든 책과 영화와 음반과 수집품들을 둘러본다. 그 하나하나마다 서린 이야기들을 떠올린다. 여기엔 모두 4만 개가량의 물품들이 있으니, 파이아키아엔 4만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에 오랜 세월 얽혀가며 여기까지 뻗어온 나의 이야기가 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p. 499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음악. 청소년 시절 좋아하던 밴드의 음악을 이야기할 때의 그는 10대로 돌아갔으리. 나는 음악은 관심이 별로 없어서 그가 신이 나서 하는 이야기들의 대부분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얼마나 즐겁게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여 유튜브에서 하나 하나 검색하여 들어보았다. 대단한 영업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