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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드라이브

북한강 닭갈비. 맛있다. 하지만 불쾌한 환경 속에서 먹어야한다. 나인블럭. 멋지다. 광주 나인블럭이 더 쾌적하다는 추천을 받았다. 밤의 드라이브. 이제 겨울은 떠나버린 듯 하다. 창문을 열고 달리면 바람이 다르다. 오늘이야! 라고 알 수는 없지만 떠나감을 짐작할 수 있다. 상실은 그렇게 다가온다. 슬금슬금 따로 움직이던 머리와 몸과 마음이 만나는 그 날. 그 날이 상실의 애도가 끝나는 날이다.

그때, 그 곳 2018.03.19

없으면 안되는 것. 끊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 (안아줄게요)

중독. 없으면 안되는 상태. 끊고 싶지만 끊을수가 없는 것.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은 그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말이다. 1680시간을 걷어내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일대일대응이 아니라서 다행인가? 아닌가? 86400시간. 쌓이고 쌓여서 걷어낼 수 없는 시간이란 저 정도는 되어야 하는건가? 1시간. 걷어낼 수 있는 시간인가? 보이지 않는 것들은 몹시 귀찮다. 파도를 예측하는 것과 파도를 타는 일은 별개의 일이다.

공작소 2018.03.06

끄적임_목련

목련.봄을 알리는 꽃.몇 해전에 라디오에 들은 전설. 어떤 공주가 북쪽 바다를 지키는 신을 흠모하여 그를 만나기 위해 북쪽 바다로 향했으나 이미 결혼하여 아내가 있는 북쪽 바다의 신을 보고 북쪽 바다에 몸을 던졌다고... 이를 가엾이 여겨 양지바른 곳에 그녀를 묻어주고 이 소식을 들은 하늘의 왕이 꽃으로 피어나게 했다는데...그래서, 목련 꽃은 일제히 북쪽을 향해 개화한다고...해마다 살펴보는데 잘모르겠지만... 전설은 슬프다. 저 전설의 이상한 점은 북쪽 바다신이 공주가 가엾어서 자기 아내도 약을 먹여 잠 재우고 그 옆에 묻어준다는 것인데... 공주는 백목련, 아내는 자목련으로 피어났다는 것인데... 도대체 북쪽 바다의 신은 뭐하는 놈이지?? 저 이야기를 만든 사람은 뭔 이야기를 하고 싶은걸까??

공작소 2018.03.04

달은 힘이 없다.

처음으로 달에게 소원을 빌었던 날. 추석. 연휴 동안 못보는 것이 아쉬워 달 구경을 핑계삼았던 날. 대학 운동장에 차를 세워두고 달을 보는데, 간절함이 가득차서 소원을 빌었다. 물론, 그 날 내 간절함은 달에 받친 소원으로만 소비되었다. 그 뒤로도 몇 번 달의 힘을 빌려보았지만 번번이 작년 추석.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크고 이쁜 달이었다. 그 날의 즐거운 기운이 소원을 빌게 만들었다. 거창한 수식어가 붙었던 달에게도 오늘의 달에게도 간절한 단 하나를 빌어보아도 기쁨에서 비롯하여 빌어보아도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내 달은 힘이 없다. 힘 없는 내 달을 원망하면서도 또 소원을 빌어본다. 즐거움에 겨워 뱉어낸 소원이 ... 어느 사이에 간절함으로 토하듯 매달리는 소원이 되어버렸다. 내 달은 들어주는 ..

지금, 이 곳 2018.03.02

맛있는 이태원

오므라이스 맛있었는데... 느끼했다. 미소 장국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 소스가 특별한지 모르겠지만 맛은 있었고, 케찹에 타바스코 소스 섞은 것이 덜 느끼해서 좋았다. (취향) 밥에 치킨 굳이 안들어가도 좋았겠고, 시금치 같은 것이 더 많이 들어가면 훨 맛있겠다 싶었다. (취향) 1시간을 꼬박 기다려서 먹었다. 다 먹고 라면 땡겨서 바로 라면 고고 파란테이블과 금테 두른 하얀 접시 위의 음식을 사진으로 만나니 아주 마음에 들었다. 파랑.흰.금색 아주 영리한 선택

그때, 그 곳 2018.02.18

나랑 달 보러 가자.

날이 조금 풀렸다지만 춥기는 매한가지. 겨울이잖아. 꽤나 전부터 우주쇼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붙여가며... 블러드 moon. 블루 moon. 슈퍼 moon. 이런 거창한 이름을 붙인 달 이야기가 미디어를 장식했다. 그냥 저런 이야기들이라도 핑계 삼고 싶었나보다. ... 말대로라면 ... 나랑 달 보러 가자. 한 마디면 되는거지만. ... 말대로 ... 또 쓸데없는 배려로 에너지를 낭비했다. 사람 쉽게 안변하는거지... 뭐 달이 뭐라고 만날 보는거고... 굳이 따지자면 매일이 새로운 달이니. 꼭 굳이 같이 볼 이유가 뭐래. 달 보고 싶었던 나만 보면 되지. 뭔 달이 뜨는지 별 관심도 없는데 내가 보고싶어하는게 뭔지 궁금하지도 않은데... 굳이... 만다꼬 근데 야. 지금 달 봐. 월식 시작하네. 라고 이야기..

지금, 이 곳 2018.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