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가 울리고 통화 버튼을 누르며
여보세요 대신에 왜?
왜는 무슨 왜 우리 사이에
우리 사이가 어떤 사이인데
라는 할머니와 손녀의 대화를 보면서
그래.
내가 너무 훅 들어갔었구나에
생각이 멈추었다.
슬퍼지기 시작하자 거기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슬픔에 내가 날 밀어넣기 시작했다.
그럼
건져내는 것도 내가 하는 것?
내 마음이고
내 감정이니까
내 책임이고
내 탓이다.
기대가 컸고 내 기대가 망쳤다.
기대를 경계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더라면
괜찮았을텐데
처음이어서
타인인데
온전히 이해받는 듯해서
수용되는 그 기분이 너무 특별하게 느껴져서
우리라고
내 마음대로 불러 버렸고
훅 들어온
나를 제때 쳐내지 못했던
너를
나는
그런 기분이 필요할때마다
널
이용했다.
너에게
묻지 않았고
너에게
관심두지 않았다.
내가
너무
소중해서
그래서
그랬나보다
같은 시간을 공유했는데
내가 붙잡고 있는 것과
네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
전혀 달라서 놀랐었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내가 널 해쳤다는 원망같아서 속상하고 화났는데
나만 좋은 것들을
쌓고 또 쌓고 있었으니
밀어내야지
계속 남 좋은 일하면서
인생을 낭비할 수는 없는거니까
적당하게
거리를 유지하면
함께
할 수 있다.
'지금, 이 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깨달음은 불현듯 온다 (0) | 2022.02.28 |
---|---|
24시간이 모자라 (0) | 2022.02.28 |
새벽 걷기. 오늘 생각이 멈춘 곳. (0) | 2022.02.27 |
걷기와 두 번째 토끼 (0) | 2022.02.26 |
누구의 잘못인가? (0) | 2022.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