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곳

드라마를 보다가

쫌~ 2022. 2. 27. 19:18

전화가 울리고 통화 버튼을 누르며
여보세요 대신에 왜?
왜는 무슨 왜 우리 사이에
우리 사이가 어떤 사이인데
라는 할머니와 손녀의 대화를 보면서
그래.
내가 너무 훅 들어갔었구나에
생각이 멈추었다.
슬퍼지기 시작하자 거기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슬픔에 내가 날 밀어넣기 시작했다.
그럼
건져내는 것도 내가 하는 것?
내 마음이고
내 감정이니까
내 책임이고
내 탓이다.

기대가 컸고 내 기대가 망쳤다.
기대를 경계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더라면
괜찮았을텐데

처음이어서
타인인데
온전히 이해받는 듯해서
수용되는 그 기분이 너무 특별하게 느껴져서
우리라고
내 마음대로 불러 버렸고
훅 들어온
나를 제때 쳐내지 못했던
너를
나는
그런 기분이 필요할때마다

이용했다.
너에게
묻지 않았고
너에게
관심두지 않았다.
내가
너무
소중해서

그래서
그랬나보다
같은 시간을 공유했는데
내가 붙잡고 있는 것과
네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
전혀 달라서 놀랐었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내가 널 해쳤다는 원망같아서 속상하고 화났는데
나만 좋은 것들을
쌓고 또 쌓고 있었으니
밀어내야지
계속 남 좋은 일하면서
인생을 낭비할 수는 없는거니까

적당하게
거리를 유지하면
함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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