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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는 법

이 책은 총 14강으로 구성된 그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20대에 여행으로 갔던 유럽에서 미술관을 구경(말 그대로 구경이었다.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그림을 실물로 본 것으로 만족했던)하다 우연히 참여하게 된 가이드 투어는 매우 재미있었다. 언어의 장벽 따위 가뿐하게 넘지 못하는 주제였지만 그림을 구경하는 것에서 그림을 읽는 즐거움을 알게되었다. 요즘 도서관에서 하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데 문학 작품외에 다른 종류의 책들도 읽어보라는 조언을 듣게 되었다. 여러 책들 가운데서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목차때문이었다. 뭉크의 작품으로 시작하는 그림책이라니(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그의 작품 분위기는 어떤 이야기의 시작을 담당하기에는 너무 어둡다?)... 그리고 이야기의 절반은 현대 미술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

들려주고픈 2024.05.23

좋아하는 것을 좋아합니까?

도서관에 가면 발길은 자연스레 800번대 책들로 향한다. 좀 더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어볼까라는 생각(독서마라톤 기록장에 달린 피드백덕분)에 기웃거리다가 눈이 간 책. 하얀 하드커버 책표지에 적힌 단정한 서체의 나의 문구 여행기.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용기에 대하여라는 상투적인 부제에 시비 털고 싶은 마음이 더 크지 않았을까?) 저자는 서촌에 위치한 아날로그 키퍼의 대표이다. 이 책은 아나로그 키퍼의 탄생기록이자 저자에게 용기와 영감을 준 다른 나라의 문방구들을 소개하고 있다. 단순한 소개가 아니라 저자의 문구에 대한 시각이 엿보이는 리뷰여서 흥미롭게 읽었다. 대표님의 리뷰를 보고 꼭 가보고 싶은 문방구 목록이 생겼다. 아쉽게도 물 건너 있는 곳들이라서 바로 다다닥 다녀보고 저는 이랬답니다!!!라고 ..

들려주고픈 2024.05.18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코로나 19로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인류의 생활 통제(?)가 이루어졌고 개인의 생활 방식이 달라졌다. 달라진 생활 방식은 세대의 특성이 되기도 했다. 기후 변화로 지구촌의 폭염과 폭우, 폭설 소식을 들었을 때, 위기를 느꼈으나 이제는 말로만 위기를 이야기한다. 심지어 지난여름과 겨울의 이상한 날씨들을 체감하고 5월의 폭설을 보면서도... 처음엔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지구의 위기 상황을 구체적인 수치들로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 담담함이 더 읽는 나를 옥죄였는데 작가의 의도였을까? 1부. 생명 지구는 포화 상태인가? 인구 과잉이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의 원인일까? 인구수를 조절하면 지구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인구 증가를 억제하는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까?(과거에 ..

들려주고픈 2024.05.16

가마쿠라 홍보 대사... 츠바키 문구점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기도 전에 주문 완. 아름다운 소설이다. 책표지의 색과 은박이 눈길을 끌었는데 내용은 더욱 아름다운 책.  꽤 오랫동안 들여다보지 않았던 문구 보관함을 열어 보았고, 가마쿠라 여행 계획(칠복신 순례!! 이거 꼭 해보리라)을 세웠다. 좋아하는 필기구와 종이를 꺼내 책상 앞에 앉아 끄적여보았다. 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하다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나보다. (편지는 쓰지 않았으니) 아! 일본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이야기는 가마쿠라에 위치한 츠바키 문구점에서 선대(이야기의 말미에서야 할머니라고 부른다.)가 물려준 대필업을 하게 되는 포포(아메미야 하토코)의 이야기. 선대의 엄한 교육으로 일본의 세시풍속과 전통 예절에 대해 해박한 포포의 멋진 모습을 이야기 내내 볼 ..

들려주고픈 2024.05.09

아무튼, 도장 깨기 (2)-2

아무튼, 순정만화 나의 편견에 부끄러웠던 순간. 5번째 아무튼 시리즈인데 가장 빨리 읽은 책. 너무 재미있었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표지 그림만 보고 패쓰했었다. 작가는 (동의할지 모르겠지만) 페미니스트이다. 놀랄 일이 아닌데 순정만화와 페미니즘을 어울리지 않다고 잠깐이나마 생각했던 썩은 편견을 가진 사람이었다니... 어린 시절 집에는 아빠가 사들고 오신 둘리 단행본이 있었고, 가끔 엄마가 보물섬을 사주셨다. 곰곰 돌이켜 생각해보면 만화책에 대해 부모님은 허용적이셨던 것 같다. 그렇다면 만화책을 멀리했던 이유는 뭐였을까? 만화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하기에는 이 책에서 언급되는 만화 중에 보지 않은 만화가 없으니... 좋아했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본격적으로 만화책을 보기 시작했던 시기는 대학생이 되면서..

들려주고픈 2024.04.29

아무튼, 시작(3)-1

나에게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를 담은 에세이 라는 아무튼 시리즈. 3월 독서 모임 책은 아직도 진행중. 여전히. 완독하지 못하고 모임을 가졌지만(머쓱) 진심으로 그 책은 재미있었다. 압박감없이 읽으니 더욱 천천히 읽게 되는 단점이 있지만... 얼결에 병렬 독서인이 되면서. 4월 독서 모임의 주제를 잽싸게 제안(좀 가볍게 들고 다니며 읽고 싶어서. 3월 책 흥미롭지만 넘 두껍)했다. 아무튼 시리즈 중에서 골라 읽어요. 모임 전까지는 비밀이예요. 그 날 자신이 읽은 책을 영업하도록 합시다! 아! 그리고 나의 아무튼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요. 라고 다다다다다다 제안!! 다음 날 바로 이북으로 아무튼, 할머니를 구입. 실은 난 할머니와 어떤 애틋함이나 특별한 유대감. 뭐 우리만의 서사 ..

들려주고픈 2024.04.15

우리는 모두 이야기꾼이다.

아무거나 그리고 어서옵쇼. 이야기 중독자 깨비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이름을 붙여준 작가의 센스. 학교에서 진행하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위해 이런저런 어린이 책들을 살펴보던 중 눈에 들어온 문구.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 (창비라는 것에 한 번. 좋은 어린이책에 한 번. 공모 수상작에 한 번. ㅎㅎㅎ 타이틀에 약한 1인) 3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 고학년 대상으로는 이야기의 호흡이 길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는데 학급 문고에 넣어두었더니 책을 정말 싫어하는 애가 하루 종일 서랍에 넣어두고 시간일 날때마다 읽는 것을 보았다. 짧은 호흡의 장점과 산만하게 귀여운 삽화의 승리. 옛 이야기에 등장하는 물건들을 각 에피소드의 소재로 가져와서 짧은 이야기를 들려준다.(이 포인트가..

들려주고픈 2024.04.10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의 장르는 뭐라고 해야 하는 거야? 무엇에 관한 이야기야?라는 질문이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다. 이 책을 읽었다는 사람들에게도 늘 같은 질문을 던졌다. 책을 덮으면서 나는 이 책이 언어에 대한 책이라 답하기로 했다. 이 세계를 규정하고 있는 언어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나를 가두고 있는. 내가 갇혀있기를 자처한 언어들에 대한 생각들이 퍼져나갔기에...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흥미롭다. 이 영역 저 영역 스리슬쩍 넘나드는 방식이 고급지다. 아쉬운 점은 작가의 언어 그대로 볼 수 없었다는 것. 매우 시니컬한 사람이지만 유쾌한 유머도 있어 보이는데 그런 위트 있는 표현이 번역체로는 조금 어색했다. 이건 같은 문화권이 아닌 독자의 슬픔이자 내가 극복해야 할 것이니... 그저 아쉬울 뿐 심리학자들은 이..

들려주고픈 2024.02.25

가심비 최고의 겨울산. 함백산.

해도 안 뜬 새벽 뜨뜻한 이불속에서 기꺼이 나갈 이유가 되는 겨울산. 1572m의 높은 산이지만 꽤 높은 지점에서 등산을 시작할 수 있어 정상까지 넉넉하게 2시간(사진도 찍고 쉬엄쉬엄 걷고 정상석 웨이팅까지)이면 출발지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사북고한터미널까지 시간마다 버스가 있다. 스키장만의 힘은 아니지 않을까? 고한터미널에서 택시로 오늘의 들머리(중계소)까지 이동했다. 중계소 입구에는 주차장이 따로 없지만 길 주변(5-6대 정도)에 애매하게 주차할 수는 있다. 만항재에는 주차장이 넉넉하나 등산로까지 꽤 걸어야 해서 택시로 중계소 입구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눈이 많이 내려서 길이 순탄치 않았는데 택시 기사님께서 유쾌하고 친절하셔서 더 감사했다. 🗻 (최단코스) kbs함백산중계소 - 정상..

그때, 그 곳 2024.02.17

전자책의 매력?!?! 2024년의 첫 책.

여행갈 때, 가방에 책을 주섬주섬 챙기는 것이 너무 무겁고 효율적이지 않다며(?) 이북 리더기를 샀던 것이 10여년 전이다. 이북 리더기를 샀던 해의 여행 가방에는 이북 리더기만 들어있어야 했지만 책 2권과 이북 리더기를 챙겼었다. 이제 어디에서도 독서를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저는 책을 좋아해요. 2023년부터 참여한 독서모임의 젊은이들이 전자책으로 독서하는 것을 보면서 젊음뽕에 취해서... 그럼 나도 독서 모임 책은 전자책으로 읽어볼까? 장점. 글자 크기와 줄간격을 내 안구 상태 맞춤으로 설정할 수 있다. 너무 편하고 좋다. 짐이 줄어들어 좋다. 북커버를 따로 씌우지 않아도 되니 좋다. 밑줄긋기(하이라이트) 편하다. 단점. 책보다 손이 잘 안간다. 책읽고 정리를 안하게 된다. 하이라이트가 자동 저..

들려주고픈 2024.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