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곳 65

익선동

11월인데 아직 가을인 줄 알았는데 바람이 매서웠던 토요일 오후. 좁은 골목골목 다닥다닥 붙어있던 가게들 가게들 마다 사람들이 가득차 있었다. 옆 사람과 지인인양 테이블 사이의 간격이 가까운 가게들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골목들이 가난을 전시하는 듯 하여... 그리고 사람이 너무 너무 많았다. 오늘의 버팔로는 나!!! 지도 한 번 보지 않고 감으로 길을 찾았다. 각자의 두리번으로 멀찌감치 떨어져 걷고 있어 혼자 걷고 있는 듯 했지만 조금만 고개를 들어서 살펴보면 같이 있었다.

그때, 그 곳 2017.12.02

산책

일요일 직장인으로 완전 거듭나서... 7시에 기상. 이른 아침부터 설거지 한다고 설치다가 폰 라면 냄비 속에 빠트리고.. 정신나가서는... 히비히비 오전을 보냄. 볕을 못 쬐어서 잠이 안오는가 하는 맘에 잠깐 집 밖으로 나갔는데... 무념무상으로 걷다보니 지하철역. 주머니에 카드 한 장 들어있길래 지하철을 탔는데... 옆에서 통화하고 있던 젊은이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그가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정신차리고 두리번 거려보니 시청이길래 일단 내렸다. 하늘이 너무 쨍해서 괜히 기분이 들떠 또 걸었다. 내친김에 서울로 7017을 가봤으나... 급 후회. 길 건널 일 아니면 굳이 저 길을 걸을 이유가 있을까?? 눕고 싶어 서둘러 지하철을 탔는데... 방향을 제대로 확인하..

그때, 그 곳 2017.10.17

경주_먹거리

경주에 내려가는 길에 정말 맛있게 보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나왔던 맛집에 들렀었다. 일부러 더 멀어지면서까지 찾아간 곳이었는데... 나쁘지는 않았지만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 정도는... (이전에도 이 프로그램에 혹해서 갔던 곳이 있었는데...) 결론은 이 프로그램의 입맛과 나의 입맛은 맞지 않다. 입맛이 비슷한 사람이 추천하는 곳을 참고 삼자라는 교훈을 얻고.... 반신반의하면서 즐겨보는 작가의 추천 맛집으로 향했는데.... 맙소사 맛.있.다. (즐겨보는 작가가 아니라 믿고 볼 수 있는 작가의 입맛)

그때, 그 곳 2016.05.12

경주_왕벚꽃

최악의 날씨(황사와 미세먼지가 눈과 코를 괴롭히던 어느 봄)를 만났음에도 이렇게나 예쁜 꽃나무를 볼 수 있어 참 좋았던 2016년 백수의 봄. 겹벚꽃. 카네이션 같이 생긴 꽃 한 송이 한 송이가 풍성한 왕벚꽃. 나무 아래 흩날리듯 떨어진 꽃잎만으로는 녀석의 풍성함을 상상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나왔는데... 드레스 코드는 하얀 원피스와 모자. 나만 너무 칙칙하였구만. (내년을 기약하다.)

그때, 그 곳 2016.05.03

2016.홍콩

2016년 첫 여행. 갑자기 결정되어 떠나서 준비가 부족했고, 엄마 아빠와의 여행은 처음이라 어떻게 움직여야 할 지 어리어리 했다. 교훈 1. 어른들은 일찍 일어나신다. 몇 시에 잠자리에 드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언제나 일찍 일어나신다. 교훈 2. 정말 잘 걸으시지만 속으면 안된다. 하나도 안 힘들다고 하셨던 엄마는 다녀오셔서 편찮으셨다. 어른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전용 차량을 준비하던지 패키지 여행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교훈 3. 뭘 먹고 보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엄마 아빠는 그냥 딸내미와 이야기하는 시간들이 좋은 것 같았다. 일상에서는 같은 시공간에 있으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데 여행지에서는 오롯이 동행자들에게 집중되고 같이 경험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게 되는데 (핸드폰이 울리지 않..

그때, 그 곳 2016.04.08

2014년 여름. 발리

2014년 여름 휴가지로 최종 선택한 곳 발리 조금 편한 여행을 꿈꾸며 약간의 돈을 들여 각종 예약 대행을 맡겼지만 만족스럽지 못하였다. 업체가 전면에 내세운 맟춤이라는 표현이 부끄러웠다. 다른 업체와의 경쟁력은 일단 제껴두고, 자기 회사의 정체성에 대하여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지 창립 10주년 20주년을 맞이할 수 있으리. 설마 회사를 차리면서 몇 년 하다가 접을 생각으로 차린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마지막 회의 시간이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의미없는 거짓의 말들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책상 위에 놓여있던 백화점 전단지에 끄적거림. (수치심조차 없는 괴생명체로부터 나를 보호하자.) 어찌되었든 summer vacance 저녁 비행기로 출발. 도착하니 새벽. 다음 날 시원한 바람과 눈부신 태양을 마주하며 드..

그때, 그 곳 2014.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