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준 여름 그 여름. 진득진득 습한 기운이 온 몸을 감싸 조금만 걸어도 땀이 주륵 주륵 흐르던 늦은 오후. 시끌시끌함이 크게 거슬리지 않는 수영장에서 한바탕 놀다가 어느새 해가 기울어져 시원해진 공기에 주섬 주섬 물 밖으로 나와 들고 나온 책을 몇 줄 읽으며 바라봤던 하늘. 그 순간의 내 마음. 네가 준 여름. 공작소 2018.05.27
It's rain. 혼자 있기 싫은 날이 있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이었고, 내가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은 없었다. 이따 전화한다는 말에 그냥 조금 걸었다. 전화가 올때까지만 조금 아주 조금 지금, 이 곳 2018.05.18
스승의 날 누군가가 자라는 과정 속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감동적인 일이다. 유독 궁금하고,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지켜보고 싶은 아이들이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매번 구설수에 오르는 스승의 날. 심지어 행사 준비도 내 손으로 해야하는 애물단지이지만.. 누군가의 자람을 목격하게 되는 즐거움도 있다. 어린이들과 내가 함께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이 있다. 안부를 물을 때마다 내 동료가 그립고 학교가 거지같다. 지금, 이 곳 2018.05.15
공기 중에 향이 가득했다. 라일락 향과 아카시아 향 그리고 낯선 향까지 퇴근 길 공기 중에 기분 좋은 향들이 가득했다. 파란 하늘도 좋고 맑은 공기도 좋고 하루 하루가 노잼인 나도 좋다. 해야할 일이 있지만 미루고 미루는 내가 좋다. 충동 구매의 즐거움을 아는 내가 좋다. 나는 내가 이렇게 좋은데 나만 좋아한다. 일(어서)기 2018.05.09
반가웠어. 보다... 보고싶었어. 보고싶어 한달음에 달려갔다. 반겨주었다. 만나서 기분이 좋았나보다. 보고싶은 마음은 아니지만 겉모습은 똑같다. 반가웠노라 말할 수 있다. 반가웠다는 말보다 보고싶었다는 말이 듣고 싶다. 지금, 이 곳 2018.05.07
봄의 색. 시간은 어쩜 이리도 성실하게 착착 흘러가는지... 12-3년 전 붉게 물든 가을 산을 보며 예쁘다는 감탄을 하며... 나이 들었음을 한탄했더랬다. 2018년 봄. 붉디 붉은 철쭉이 마음이 들어왔다. 그토록 진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붉은 색이 더 이상 촌스럽지 않았고, 절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2018년 봄의 색. 지금, 이 곳 2018.05.05
2018년 4월의 봄. 아주 오랜만에 본 맑은 하늘.내내 실망만 주는 것들도 가끔은 반짝 희망을 보여준다.물론그 희망에 기대가 실리고... 금새 실망하지만 지금, 이 곳 2018.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