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곳 192

아침 지하철

조금은 포시라운 이야기. 평소 출근 시간보다 한참 늦은 시간에 탄 지하철이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아침에 우연히 틀어둔 음악이 의지가 많이 되었다. 솔직하게는 음악이 없었다면 맘이 조금 많이 슬펐겠구나. 왜 다들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는지 어렴풋하게 짐작 가능한 아침이었다. 나의 출근 길은 조금 이르지만 그나마 짧고, 내 공간이 있고, 출근 길 메이트가 있었다. 오늘 아침 뭔지 모를 팍팍한 분위기(그간 나의 포시라움으로 아무렇지도 않을 사람들마저 칙착함으로 몰아넣는 것이 불편하지만)속에서 매일 아침 혼자 출근하는 네가 떠올라 눈물이 날 뻔 했다. 아침 출근 길에 함께 해주고 싶다. 이리 저리 치여도 견딜만했는데, 이미 더 이상 물러설 곳 없이 벽에 붙어있는데도 밀었다. 어쩌지? 이렇게 밀면 공간이 ..

지금, 이 곳 2018.01.15

울고 싶다고 울 수 있는건 아니다.

운다고 해결될 일은 아무것도 없어. 시시한 문제로 늘 훌쩍거렸던 내게 어머니는 항상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래도 눈 앞에서 펑펑 울게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굉장히 행복한 일이라는 말씀도. ( 미나토 가나에. "꽃사슬) 시원하게 우는 일이 제일 어렵더라. 눈물이 나는 상황이라는 것이 너무나 사적인 시공간인 탓이라 생각. 나의 속내가 수치스럽지 않은 구구절절 포장할 필요없는 공간에서조차도 소리내어 울지 않는다. 소리내어 시원하게 울고 싶은 마음이 가득임에도 몸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를 익히지 못했다. 눈물이 나는 내가 부끄럽고 나에게 구구절절 나를 포장한다. 자기애와 자기혐오가 맞닿아있다.

지금, 이 곳 2017.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