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곳 203

나잇값

이러면 바로 전화했는데. 물론 찾아보면 바로 나오지만. 생각나니까 보고싶기도 하고 검색하니까 나잇값이 바른말입니다.라고 알려줌. 속상해서 상처가 되어서 갑갑해서 저렇게 말하는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겉러서 들었는데 잘못한건가? 아니야. 화나서 꺼지라고 가라고 한거지. 진심은 아니겠지. 아니야. 진심이었나봐. 전화했을 때, 진짜 짜증나서 소리질렀잖아. 말귀못알아들었다고. 아니야. 신경질아니야. 내가 꼬아들은거지. 아니야. 속상하다고 막 마음에도 없는 말 뱉어내는 사람이 아니잖아. 그런 사람 아니야. 그냥 정말 그 말 그대로 받아들여야해. 나 같은 사람이 아니라고 나잇값하라고 했었는데 여러 번 말했는데 마냥 어리광만 부렸네. 나는 화나면 이말 저말 뱉으면서 진심아닌거 왜 모르냐고 사람을 그렇게 모르냐고 적반..

지금, 이 곳 2022.03.05

짜증남

그저께 손에 가시가 박혔는데 그냥 냅뒀더니 오늘 아침에 가시가 더 들어가서 뺄수도 없게 되었더라. 냅두려는데 오후가 되니 빨갛게 붓고 스치기만해도 욱신거리길래 좀 짜증이 났다. 서랍에서 압정핀을 꺼내서 가시를 빼려고 하는데 눈이 잘 안보여서 계속 다른 곳을 찌르고 살을 뜯었다. 가깝게 보려고 고개를 숙이면 초점이 더 나가고 어지럽길래 멀리서 놓고 보면 거리감각이 떨어지고... 노안이구나. 싶었다. 안경을 벗고 최대한 가까이 고개를 숙여 가시를 빼내는데 성공했다. 안경이 키는 아니었는데 뭐 노안은 확인된 듯. 가시를 빼내고 나니 핀으로 헤집어 놓은 곳이 아팠다. 미묘하게 다른데 하나는 짜증이었고 하나는 아픈거였다. 뭔 차이지? 몇일 전부터 연습했던 말들이 있다. 가볍게 안부와 근황을 묻고, 신학기에 할 수..

지금, 이 곳 2022.03.03

아사리판

놓지도 못하고 잡지도 못하는 잡으려고 하면 완전히 잃게될꺼라했으니 어차피 잃는거니 놓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해결되는 일인데. 잃고 살 수 있으려나? 용기가 안난다. 놓지 못하고 용기도 못내겠으니 그냥 견디는 것은 지난 번에도 해봤으니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전에는 어떻게 견디었을까? 생각을 아무리 더듬어도 기억이 안난다. 나는 눈만 마주치면 닥달을 했었고, 묵묵하게 견디면서 본인의 관계를 만들어나갔다. 저기서 견디어주지 않았다면 벌써 십여년전에 끝장났겠지. 그때는 무슨 쇠귀의 경읽기처럼 느껴져서 계속 분노했었다. 그 분노를 가장 원초적인 방법으로 쏟아내기도 했고, 나를 상처내기도 했다. 무섭고 저런 상황에 자신을 두기 싫었을텐데 견디어 주었다. 그러면서 고마움을 전하지도 않았고, 미안함을 말하지도 않..

지금, 이 곳 2022.03.02

물어볼까?

내가 답할 수 없는 것들을 붙잡고 물어보니 계속 상처만 내고 있다. 물어보면 간단한데 묻지 못한다. 물어보려면 어떤 대답이라도 들을 수 있어야 하는데 내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라면 난 화를 내지 않고 수용할수있을까? 확신할 수 없으니 묻고 싶은 것이 아니라 듣고 싶은 것이 있는거다. 내가 원하는 이야기를 듣지 못할 것이니 물어보는 것은 악수인 듯

지금, 이 곳 2022.03.02

관심

그게 다 관심인거지 밥은 먹었는지 잠은 잤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양말은 신었는지 머리는 감았는지 출근은 어떻게 했는지 다 관심이 있으니 애정이 있으니 궁금하고 말을 하고 간섭차럼 느껴지는 선도 넘게 되는거지 믿으니까 알아서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으니까 안묻고 묻고도 그럴만하니까 그렇게 했겠지. 하고 생각하면 믿으니까 어련하게 알아서 했을라고 도대체 대화가 왜 필요해? 안물어도 되는거지. 당연히 믿으니까 말하기도 전에 챙기고 필요를 채워주면 더 의존하고 걷지도 못하고 엉망이 될까봐 할 수 있는 사람인데 기대어서 아무것도 안하려고 할까봐 그렇게 안한다는 것이 관심이 없다는 말이지 귀찮다는 말에 꽃 달아놓은거지 널 믿으니까 너 스스로 할 수 있어. 날 찾지마. 물을 것도 없네. 믿으니까 다 잘 하고 있겠지..

지금, 이 곳 2022.03.01

잠을 편하게 잔다는 것이 보여주는 메세지가 있나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늘 불면증에 시달리는데 뭔짓을 해도 잠을 편히 잘 수 없는데 집 같은 사람을 만나 정신없이 자는 장면을 보여줌으로 둘의 관계가 얼마나 특별한지를 설명 하나 하지 않아도 납득시킨다. 아무것도 못 먹던 사람이 다시다같은 사람을 만나 입맛을 찾는 장면의 영화나 드라마는 없나? 뭔가 다채롭고 좋을 것 같다. 어제 엄마와 통화를 했고, 내가 보내주었던 기프티콘 사용법을 묻고 답하고 끊었다. 그저께는 몇 달만에 아빠와 통화를 했고, 컴퓨터에 깔린 한글프로그램 이야기를 해서 짜증내며 걍 아무거나 써도 된다고 대답하고 끊었다. 어제 동생에게 카톡이 와서 내일 엄마랑 아빠가 오신다고 했다고 말하는데 (나와는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아서 늘 동생을 통해 ..

지금, 이 곳 2022.03.01

사과해야하나?

그냥 유야무야 구렁이 담 넘어가듯 갈수는없겠지. 마침표 찍고, 줄 바꾸기해서 새 문단 쓰려면 사과해야될 것 같은데 내가 잘못한 것은 알았는데 상대의 반응에 따라 내 반응이 다르면 잘못한 것을 알고만 있는거지 잘못을 인정한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럼 변명하고 싶은건가? 무엇을 위해서? 니가 오해한 것이다. 나는 이런 것이다를 이야기해서 뭘 하고 싶은데? 진실은 내 의도가 아니라 네가 느꼈던 것들인데 네가 느낀 것이 잘못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지? 듣고 싶은 말이. 기대하는 반응이 있는가? 내 영역이 아니다. 받아들이지 못할 반응이면 또 지랄하나? 지랄한다고 달라진 것이 있었니? 없었어. 그럼 기분이 풀렸니? 아니. 나중에 사과할 일만 늘어나지 내 영역이 아니야. 그럼 사과할꺼니? 해야지. 꼬투..

지금, 이 곳 2022.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