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곳 203

24시간이 모자라

생각을 그만하고 싶은데 계속 한다. 왜를 생각하지는 않는다. 답도 없는데 뭔가를 했다고 안다고 착각해서 안심하고 또 그렇게 살테니 아무 생각도 안하려고 드라마를 봤는데... 네가 사라져서 슬프지만 원망하지는 않아. 화 안나. 돌아올꺼라고 믿는 것도 아니고 너의 선택을 믿어. 네가 덜 힘든 곳으로 갔을거야. ... 함께 있지 않더라도 함께 일어나자.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힘들어도 내 옆에서 하라고 내가 필요하지 않아도 네가 책임지라고 네 인생인데 내가 주인공처럼 굴었는데. 굴욕을 느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틀리지 않았지만 방향을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힘들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위해 버티라고 ... 나를 잃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를 위해 하라고 ... 와 ..

지금, 이 곳 2022.02.28

드라마를 보다가

전화가 울리고 통화 버튼을 누르며 여보세요 대신에 왜? 왜는 무슨 왜 우리 사이에 우리 사이가 어떤 사이인데 라는 할머니와 손녀의 대화를 보면서 그래. 내가 너무 훅 들어갔었구나에 생각이 멈추었다. 슬퍼지기 시작하자 거기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슬픔에 내가 날 밀어넣기 시작했다. 그럼 건져내는 것도 내가 하는 것? 내 마음이고 내 감정이니까 내 책임이고 내 탓이다. 기대가 컸고 내 기대가 망쳤다. 기대를 경계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더라면 괜찮았을텐데 처음이어서 타인인데 온전히 이해받는 듯해서 수용되는 그 기분이 너무 특별하게 느껴져서 우리라고 내 마음대로 불러 버렸고 훅 들어온 나를 제때 쳐내지 못했던 너를 나는 그런 기분이 필요할때마다 널 이용했다. 너에게 묻지 않았고 너에게 관심두지 않았다. 내가..

지금, 이 곳 2022.02.27

새벽 걷기. 오늘 생각이 멈춘 곳.

이렇게 잘 해주다가 버릴꺼잖아. 지금 다다른 곳은 저 신념은 진짜가 아니라는 것. 누군가를 버리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을테니 일종의 협박성 멘트였던 것 같다. 누군가를 버리는 사람은 최고 나쁜 사람이라는 신념은 내 것이었나보다. 뭐가 버림일까 생각하다가 오늘 다다른 곳.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것이 버림이라면 내가 영향력을 미치고 싶은 것인가? 무슨 영향력? 도움? 필요? 내가 필요하지 않다고 내 도움은 소용없음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지? 얼마 지나지 않은 일인데 잘 기억이 안나네. 네가 필요했니? 네가 도움이 되었니? 말문이 막혔었는데... 할 말이 없었다. 스스로에게 변명하지도 않았다. 눈물이 났는데... 화도 아니었고, 슬픔도 아니었던 것 같다. 무슨 감정이었을까? 억압 내가 가진 두려움때문에 네..

지금, 이 곳 2022.02.27

걷기와 두 번째 토끼

내가 나의 두 번째 토끼가 되어주어야 한다. 나를 케어하는 것은 나다. 누구도 내 엄마가 아니다. 나는 어른이니까 내 감정은 내가 돌볼 수 있다. 뭔가 좀 슬프고 그래서 징징거리고 싶고, 대화하고 싶어 전화기를 들었다가 잠깐 참았다. 그리고 걸으면서 두 번째 토끼가 되어주었다. 마스크가 고마웠고 비도 고마웠다. 내게 계속 이야기해주었고, 효과가 있었다. 온전히 사랑받는다고 느낌이었다. 사랑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걷기가 유효했던 것인지 두 번째 토끼가 유효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내 감정을 말하지 않고 혼자 감당했다.

지금, 이 곳 2022.02.26

누구의 잘못인가?

아이들의 다툼을 중재하다보면 말문이 막히는 이유들이 있다. 그 중에 (심심찮게 자주 등장하는) 준다고 했는데 안준다고 내놓으라고 싸우는 일이 있다. 두 녀석 모두 세상 억울하지만 눈물콧물 범벅인 녀석들 중 대부분은 받지 못한 아이이다. 맡겨놓은 것 찾는 입장도 아니고, 상대 아이가 꼭 줘야하는 상황도 아니고, 내 것이 아닌데 이 아이는 이미 마음에 자기의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주면 고마운 것이고, 심지어 주고 안주고는 그 것의 소유자의 마음인 것인데... 말을 경솔하게 내뱉은 녀석은 몰랐을것이다. (정말 모를까?) 상대가 이렇게나 속상해할지... 그리고 그 때 기분은 선물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아닐수도 있지. (변절자라고 욕하고 싶지만 마음이 변했다는데 별도리없지... 그저 너무 가벼운 친구이니.....

지금, 이 곳 2022.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