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곳 203

마음을 드러내는 일

원래 좀 서투르다라며... 생각읕 표현하는 것이 마음을 드러내는 것보다 익숙한 편이라고 머쓱해하며 이야기를 했지만 원래 그런 사람인가라는 말에는 동의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반박하기가 쉽지 않더라. 누군가가 보여준 마음에 내 마음을 드러내는 일이 뭐가 어려웠던 거냐. 좀 부끄럽기도 하고 약점(약점이라는 단어가 맘에 안들지만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어서 일단 적어봄)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날 숨길수있는 장치가 없는 듯한 그냥 벌거벗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꾸며댈수 없는 상태가 되는 (표현의 한계가 있어 답답한데 한편으로는 안도감이 있음) 기쁘다는 것도, 좋아한다는 것도, 설레인다는 것도, 화가 났다는 것도, 실망했다는 것도, 상처받았다는 것도, 슬프다는 것도 명확하게 표현하고 싶지 않다..

지금, 이 곳 2022.04.07

뭐였어?

믿는 사람이었지. 세상 가장 신뢰했다고. 그 입에서 나오는 말. 한 조각도 의심하지 않고 다 믿었다. 세상 다 의심해도 의심한적이 없다. 컴퓨터 하드도 맡길 수 있고 장례식도 맡아주면 좋겠고 같이 늙으면 좋겠고(함께 늙겠다는 것이 아니라 늙어가는 것을 보고 싶다는 것) 아... 개운하다. 말하고 싶었는데 넘 가볍게 흩날릴 것 같아 내 맘에만 잘 담았다가 써본다. 좋은 밤. 말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의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모든 약속을 다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약속의 무게를 감당하고 지킬 수 있는 것은 신외에는 없다. 그렇지만 약속의 동기를 알수없기에 행동으로 평가하고 비난할수도 없는 것이다. 신이 아닌데 왜 철떡같이 믿었을까? 저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던..

지금, 이 곳 2022.04.06

재미였나? 욕구?

2022년 4월 4일 (날짜를 쓰고보니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도 이상함이 없을 날짜였군.) 흔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을 경험한 하루였다. 예전에 비슷한(실은 전혀 비슷하지 않은 일이지만. 이 일이 떠올랐다는 것에서 같은 범주로 인식하고 있다.) 일이 있었다. 화장실의 마지막 휴지를 사용하고, 갈아둬야지라고 생각했지만 잊었다. 그 다음 날 퇴근하자마자 화장실로 뛰어들어가서 변기에 앉자마자 아... 휴지하고 탄식했는데, 휴지걸이 휴지가 걸렸있던 일이 있었다. 변기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바로 전화기를 들어 조잘조잘 이야기했었다. 무섭기도 했지만 이야기를 하는 동안 무서움이나 두려움이 신기하고 재밌는 일이 되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던 듯. 무슨 일이라도 다 공유하고 싶어서(공유받고 싶어서가 더 가까운 마음)... ..

지금, 이 곳 2022.04.06

소리 알림

뭔가 좀 무서워서 간신히(?) 씻고 방에 들어와 누워서 유튜브를 보고 있었다. 뒷목도 좀 뻣뻣하고 아주 조금 긴장도 되고 해서 전기장판에 불 올리고 있었는데... 따다단 딴딴 거실 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핸드폰은 내가 들고 유튜브 보고 있는데 그 폰에서 나는 알림 소리가 우리 집 안에서 들렸다. 난 폰 이거 하나인데... 집이 너무 조용해서 옆 집이나 윗 집 알림 소리 인가? 뭐지? 나가서 살펴봐야 하는데 방에 불 켜기 위해 일어나지도 못하겠더라. 한참 가만히 있다가 방에 불 켜고, 거실 불 켜고, 부엌도 켜고... 부엌이나 거실 쪽 소리인데. 오늘 제이티비씨...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더니... 때문에 계속 긴장이다. 합리적 사고... 잘 못 들은 것이다. 난 폰이 하나고, 진동 상태고..

지금, 이 곳 2022.04.04

합리적 사고

현관문을 열면 늘 발 아래를 내려다본다. 현관문 앞에 꽁치즈가 바짝 다가와있기에 문 밖으로 뛰어나갈까 걱정되고, 현관문을 빨리 닫으려다가 아이들 발이 문에 끼일까봐 걱정되어서 문을 열면서 아래를 보고 애들을 발로 살살 밀어 들여보낸다. 오늘도 역시나 문을 열고 고양이들과 실갱이를 하는데 이상했다. 커튼 뒤로 불빛이 보였고 소리가 들렸다. 텔레비전이 켜져 있었다. 가만히 서서 한참을 고민했다. 어쩌지? 전화해야하나? 누구한테? 거기서 생각이 멈췄다. 지금 생각하면 동생에게 전화했어도 되고, 당장 달려올수 없는것은 매한가지니 통화되는 누구에게라도 전화했어도 되는데... 네가 없다고 생각하니 아무 생각도 안나더라. 한동안 서 있다가 일단 집 안으로 들어갔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고양이들이 뛰어다니다가 테레비전..

지금, 이 곳 2022.04.04

하나씩 해결해가자.

전입신고가 쉽지 않네. 아니 그냥 가서 신청만 하면 될지 알았지. 민원24에서 막혀서 가서 물어보고 하자했더니. 필요한게 뭐 이리 많노. 에잇 아 오늘 처리했어야하는건데... 주말 내내 힘들겠네. 아놔... 압박감과 허무함에 짜증이 몰려왔지만 그 무엇에도 화내지 않고 하나씩 방법을 찾았다. 도장도 신분증도 안해봤던 일이면 더 차분하게 준비해야하는거다. 아니... 하고싶지 않은 일을 할 때는 일단 부딪쳐봐도 나쁘지 않겠다. 시작은 했으니까. 하고싶지 않은 일이어서 별거 아닌 장애물(?)이 크게 다가오는거다.

지금, 이 곳 2022.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