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곳 203

아는 만큼 보인다.

아는 만큼 보인다. 내 사고의 한계는 내가 경험한 것으로 꼴지어져 있음을 안다.내가 보는 것들에 대해 나만의 눈을 거쳐 의미를 부여한다.얼마나 편협하고 제한적이며 폭력적인지를 알면서도 온전히 내 것이기를 바랐다. 나 자신도 오롯이 내 것이 아닌데... 욕심임을 알면서도 바란다. 필요를 느끼는 순간 나를 찾지 않았음에 섭섭했다. 얼마나 말도 안되는 서운함인지 잘 알면서...나이를 먹어도 이렇게 미성숙하다.그나마 발전적이라 생각되는 것은 서운하는 말을 입 밖으로 뱉었다는 정도 유용해서 나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 어이없는 내 감정조차 존중받음을 느끼며...조금은 더 성장하겠지... 유용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으면 버려진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언제부터 했는지는 모르나 한 순간도 의..

지금, 이 곳 2017.11.22

앞날

멋진 말이다. 희망적이고 진취적인... 전체가 보이는 눈을 갖게 되니 이 멋진 말이 슬프네. 슬픔이 마치 두려움과도 같은 느낌이라고 아무도 내게 말해주지 않았다. 또한 슬픔은 게으른 것이라고 아무도 내게 말해주지 않았다. (c.s. 루이스, 헤아려 본 슬픔) 끝이 보이는 길이기에 한 걸음 한 걸음 소중하게 여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내 앞에 벌어질 일이 무엇임을 아는데 그것을 향해 가는 그 모든 순간이 좋다고... 행복으로 벅차기만 할 수 있을까? 모르는 게 약이다.

지금, 이 곳 2017.11.06

일상의 힘

마음이 복잡한 날이 있다. 그런 날에는 몸의 이끔으로 마음을 다독일 수 있다. 습관처럼 움직이는 동작을 통해 머리를 가볍게 하고 마음을 잔잔하게 한다. 청소나 설거지 같은 것이 일상의 힘이 된다면 집이 늘 쾌적할텐데... 살림은 언제나 큰 맘 먹고 하는 일이라... 걷는다. 공기가 차가워서 코가 살짝 시리면 더 좋다. 뛴다. 심장이 몸 밖에 나왔구나 싶고, 땀이 뻘뻘나서 손끝이 차가워지면 더 좋다. 두 가지 모두 이제는 너무 힘든 일이고 새로운 것이 필요함. 덜 힘든 것으로...

지금, 이 곳 2017.10.19

나의 아홉수

춥다고 웅크리고 있을것인가 이렇게 멋진 하늘을 그냥 바라만 보겠는가 다가갈 수 있는 만큼은 다가가봐야지. 점심을 먹고 가물가물거리는 눈꺼풀을 밀어 올리며 뒷 뜰로 나갔다. 금요일 1시 30분. 그리고, 서로 경계하는 두 생물. 나와 고양이. 고양이 저 놈 사진 찍겠다고... 체면은 버려두고 난간을 기어올라갔다. 2017년 순식간에 사라지고 있지만... 오래오래 기억해두고 싶다. 2017년 참 좋았다고. ...로 인해 내 서른의 아홉수가 꽤 스펙타클 했노라고...

지금, 이 곳 2017.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