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곳 203

만들다.

딱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찬바람이 살살 불어오는 이 시기가 되면 떠나고 싶어진다. 이 좋은 계절 가을에 태어나다니... 에너지가 넘치는 녀석이 있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것 같은... 녀석을 보면 내가 너무 안일하고 정체되어 있는 듯 하여 파이팅하게 되는... 덕분에 봄.여름.가을.겨울 쉴 틈없이 여기저기 참 많이도 쏘다녔다. 그런 녀석이 이제는 두 아이가 있다. 참 많이 여러 곳을 돌아댕겼는데 함께 비행기를 타고 넘의 땅을 밟아 본 적은 없다. 매번 가자 가자 가자를 연발하지만 어째 그랬을까나... 물론, 지금도 앞으로 가면 되지 뭐라고 이야기하며 꼭 같이 넘의 땅 밟고 젊은이처럼 쏘다니겠노라 다짐한다. 백발을 휘날리며 쏘다니게 될까 살짝 걱정이기는 하지만... 백발이어도 그 곳 시장에서 파..

지금, 이 곳 2014.09.13

옥루몽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2시간도 지나지 않았지만 점심 시간이기에 기꺼이 전과 국수를 배 터지도록 먹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며 소화제 한 알 덕분에 가뿐하게 디저트까지 한 입 좀 미련한 하루였던 것 같지만 뱃 속부터 든든하니 사랑스런 하루였다. 부끄러웠지만 내가 뭘 하든 신경쓰지 않는 든든한 아군들이 있어 용기내어 팥빙수를 그릴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내 옆의 그들이 나를 편안하게 냅두는 시선이 주변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개의치앖게 만들어주었다. 나름 맛있는 팥이지만... 그래도 팥 따로 주문함. 그리고 아주 조금 먹음.

지금, 이 곳 2014.09.06

만장

하루에 한 장. 백일이면 백 장. 뭐 거창하게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했지만 실은 백장이면 뭔가 조금은?? 은근한 기대가 있었나보다. 의지 박약으로 백 장도 못 채우면서 호기롭게 만 장쯤 그리면 좀 편하게 스슥슥 그릴 수 있겠지... 느긋하게 생각할래. 돌아온 대답은 하루 한 장. 만 장이면 만 일. 천 일이 삼 년이라면서... 만 일이면 삼십년?? 빵 터졌다. 내가 정말 내 나이를 버리고 싶은가봐. 삼십년 뒤에 스스슥 편하게 부담없이 자유롭게 손 끝이 움직이길 바라지만 현.실.은. 붓을 들 수 있는 힘이라도 있었으면 싶네. 유도를 더 열심히 해야겠군. 참. 2014년 가을. 청띠를 허리에 둘렀다.

지금, 이 곳 2014.09.04

두 바퀴로 가는 길

​ ​​​​​다시 찾은 남한강 자전거길. 두 바퀴로 신나게 내달렸다. 팔당으로 향하는 길에 검은 구름이 빗껴나가는 것을 보았는데 도착해서 자전거를 내렸더니 머리 위에 그 검은 구름이 두둥 꽤나 촘촘하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달렸다. 평일 오후라는 애매한 시간 덕분 곧 쏟아질듯한 검은 구름 덕분 간간히 뿌려주는 비 덕분 자전거로 북적이던 길에 우리만 나만 굴러가고 있었다. 낮은 구름이 비냄새와 섞여 주위를 가득 감싸던 흙내음 비릿한 강의 물내음과 초록의 냄새에 둘러싸여 정신을 잃었더니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전거를 접는 순간 정신이 돌아오며 허벅지 통증이 동반. 스트레칭을 하기 위해 팔을 뒤로 뻗는데 옆구리에 담이 으윽 담은 풀리겠지. 곧. 언젠가.

지금, 이 곳 2014.08.20

좀 늘었는데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뭘 보고 그렇게 생각했니? 라고 속으로 되묻고 있는데 내 속을 읽었는지 편해보이네 라는 대답을 들었다. 스무번째. 매일 그리기이니 스무날째 그림 나에게는 안 묻고 타인에게만 물었던 원하는 것이 뭐야? 내가 바라는 것은... 과감하게 망설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내 눈치도 남의 눈치도 보지 않고 기대하기는 백일째. 천 장을 그리게 되는 날. 만 번을 붙이는 순간. 난 지금보다 더 잘 그리게 되리라. 그리고 싸인하는 것도 번호를 붙이는 것도 어색해서 까먹지 않겠지.

지금, 이 곳 2014.07.24

한번 걸린 발동

내 차는 17만 킬로를 훌쩍 넘긴 이미 자기 몫을 다 끝낸 기특한 녀석이다. 언제 멈춘다 하더라도 잘 탔다 고생했다라 말할 수 있는. 지난 주말 차가 이상했다. 시동은 무난하게 걸렸는데 꼭 시동이 꺼질 듯 말 듯한 느낌을 주며 주행하는 동안 잠시 정차한 동안 끄억끄억 울어댔다. 시동을 껐다가 켜볼까 싶었지만 그대로 시동이 걸리지 않을까 싶어. 그러지도 못했다. 다음 주 방학이 시작되면 정비소에 데려가보리라... 휴가 기간 동안 노후 된 내 차도 정비. (BMW는 그런 서비스가 있다하더라) 발.동.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쉬이 멈추지 않는다. 곧 꺼질 듯 ... 멈출 듯 하지만 ... 멈추지 않는다. 내 눈과 손도 그렇다. 멈추지 않는다. 지난 주 내내 여유가 없다고 ... 그렇게 좋아하는 도장에도 한 ..

지금, 이 곳 2014.07.21

쳇...

네이버 블로그는 사용하지 않았는데... 나만의 실천 100일이라는 위젯을 보고 혹해서... 함 시작은 했는데 매일 포스팅하면 도장을 찍어준다. 예전 싸이월드의 다이어리 포도알에 환장해서 한 줄이라도 꼬박꼬박 적었는데...또 저놈의 동그라미에 혹해서... 심지어 검색허용을 해야지 도장을 받을 수 있다. 이래저래 맘에 안들지만 그래도, 동그라미가 하나씩 하나씩 늘어가는 것 보면서 끌려가고 있었다. 어려서는 거들떠도 안보던 스티커제가 이렇게나 동기유발이 되는 제도였다니... 맙.소.사. 동생의 출산이 임박했던 몇 일전... 마음이 안절부절하여 포스팅 하지 않았더니... 저렇게 빨간 엑스를 줬다. 에잇... 맘이 확 상해서 집어치워야지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엑스 안받아야지... 하면서 더 전의를 불태운다. ..

지금, 이 곳 2014.07.10